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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립중앙도서관) '원주에서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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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17-10-26 11:16 조회304회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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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립중앙도서관) '원주에서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마칩니다.

아버지께서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셔서 영월 등지와 삼척시 도계읍에 살던 촌놈이1900년대 말에 드디어 시라는 곳에 살게 되었다. 좋은 학교를 보내려고 아버지는 태백으로 발령이 나서 헤어지면서 나온 원주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혹독했다. 어머니는 공장에서 일하시며 자식들을 키우셨고 때로는 밤샘 작업을 하시면서 버티고 이겨내셨다. 나는 그런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원주중과 원주고를 졸업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면서 텃세로 인한 따돌림을 겪으면서 많이 괴로워했다. 급기야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될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도 싸웠다. 그 이후로는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선생님과 연예인, 만화 주인공, 스포츠 스타들로 채워나갔다. 예컨대 TG 엑서스 농구단의 허재 선수는 나의 스승이자 삼촌이라고 따랐던 적이 있다. 농구를 시작하면서 친구들의 무시를 돌파하고 슛을 쏴서 목표들을 골로 연결시켰다. 원주중학교에는 농구부가 있었는데 농구부 친구가 늘 내 곁에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원주고등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농구를 하면서 친해지고 푸른 쉼터라는 농구골대에서 타 학교 친구들과도 만나서 농구를 했다. 그렇게 나도 원주사람이 되어 갔다. 비주류인 나와 같은 사람도 원주에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대학교에서는 권투를 하면서 익힌 실력을 바탕으로 복싱 선수가 되어볼까도 했었으니 참 나는 유별난 사람이다. 그래도 나는 참 재미있게 살고 있다. 오기환 감독님의 말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슨 일을 할 때 설레서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돈을 적게 벌어도 재미있게 일하고 신이 나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부분이 나에게 와 닿았다. 그리고 주인공은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점도 큰 울림을 주었다. 내가 미래의 무언가를 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충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바로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비결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나는 오기환 선생님과의 강의로 만난 인연이 즐거웠다. 우리 원주에는 C도로가 극장 거리였다. 얼마 전 원주 역사 박물관에서 그와 관련된 전시를 하고 미니 다큐를 상영한 적이 있는데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서 이 두 대상을 연결해 보면 서로에게 즐거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혼자서 상상해 본다.

주인공이 된 나는 흙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배웠다. 친환경적인 소재로 만든 좋은 집을 만들면 그 속에 헤어진 가족들과 친지들을 모두 모아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께 바닥을 따뜻하게 덥혀 허리를 지지고 더운 물을 대중목욕탕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 고제순 선생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뜨거운 볕을 막아주고 시퍼런 냉기로부터 감싸주는 좋은 집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온유돈후함을 강조하던 연암 박지원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민희 교수님과의 만남은 새로웠다. 대학 때 강의를 듣고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조금은 강원도 사람처럼 보인다. 원주에 살면서 잊고 살았던 대상들을 새롭게 다가가게 되었다. 원호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묘역을 가서 구경을 하고 강원감영에 얽힌 이야기하며 무항길 걷기는 내 주변에 두고 지나친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잘 개발하면 되는데 늘 주변의 새로워 보이는 것에 매달려 내 것을 놓아버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반성을 하였다.

작년에 이어 다시 만난 홍인희 교수님께서는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나는 교수님의 강의에서 시범 조교가 되었다. 태종 임금이 세종 대왕을 가르치실 때 이렇게 하셨을까 싶은게 암튼 말 속에 가려진 뜻을 이해하면서 미소로 소통을 마무리 하였다.

이렇게 만난 인연들이 보이지 않아도 담쟁이 넝쿨처럼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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