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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가벼움과 무거움/ 이선영 글] 브레히트의 시 <나의 어머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통찰을 단 4행의 짧은 시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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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가벼움과 무거움/ 이선영 글] 브레히트의 시 <나의 어머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통찰을 단 4행의 짧은 시

[육체의 가벼움과 무거움]

 

육체의 무게 상실, 육체로부터의 무게 박탈을 통해 삶과

죽음의 확연한 경계를 간명한 어조로 표현한

브레히트의 시 <나의 어머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통찰을 단 4행의 짧은 시에, 그러나

모자람 없이 충분히 담아냄으로써 나를 매료시켰다.

 

문학사상사(2001.7.2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④

[아돌플 브레히트, <나의 어머니>이선영 육체의 가벼움과 무거움’ 167쪽에서]

 

 

 

 

 

<나의 어머니>

                            아돌프 브레히트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세상의 친절>

                    아돌프 브레히트

 

1

차가운 바람 가득한 이 세상에

너희들은 발가벗은 아이로 태어났다.

한 여자가 너희들에게 기저귀를 채워줄 때

너희들은 가진 것 하나도 없이 떨면서 누워 있었다.

 

2

아무도 너희들에게 환호를 보내지 않았고, 너희들을 바라지 않았으며,

너희들을 차에 태워 데리고 가지 않았다.

한 남자가 언젠가 너희들의 손을 잡았을 때

이 세상에서 너희들은 알려져 있지 않았었다.

 

3

차가운 바람 가득한 이 세상을

너희들은 온통 딱지와 흠집으로 뒤덮여서 떠나간다.

두 줌의 흙이 던져질 때는

거의 누구나 이 세상을 사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