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평화도서관] 길 위에서 꽃심의 땅을 듣다 - 김혜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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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 15-07-24 16:43 조회595회 2015.07.24본문
길 위에서 꽃심의 땅을 듣다
김혜O
여름을 마중하는 오동꽃은 연보라 등을 켜고 뻐꾸기 울음소리 깊어질 무렵.
가까이 있어 늘 고맙고 든든한 평화도서관에서 ‘길 위의 인문학’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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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고 있는 곳. 그동안 건성으로 스치며 보고, 듣고, 배우고, 깨닫지 못하던 것들을 이번 <전주, 숨기고 드러내다> 강연과 탐방을 통해 더 깊이 다가오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 기대 이상으로 4차에 걸린 강연과 탐방은 만족스러웠다.
호남제일성 중심에는 전라감영이 있었고, 질 좋은 한지가 생산되며 물산이 풍부하니 시민들의 지적 욕구가 커지면서 조선후기 최고의 인쇄문화를 일으킨 도시. 판매용 책인 방각본 한글고전소설을 출판하면서 출판도시의 메카가 되었다. 전주 천을 따라 걸으면 지금은 고지도에만 남아있는 책방거리가 아련하게 보이고 그 흥성했던 거리에서는 책을 읽어주는 사내인 강독사의 목소리가 물결치는 듯하다.
조선을 건국하기 12년 전 이성계는 황산벌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고 자신의 본향을 찾아 태풍가를 불렀다는 오목대에 오르며 무너지는 조선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고종의 의지가 담긴 ‘태조고황제주필유지비’가 보인다. 한 왕조의 시작과 끝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이다. 그리고 한옥마을의 정경을 내려다보면 함초롬히 흐르는 검은 골기와 지붕들이 그리는 부드러운 곡선들의 어울림은 한옥의 멋스러움을 십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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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수복청 툇마루에 앉아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천년 고도의 꽃심. 그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심지가 살아있는 혼을 가만히 들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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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길 위의 인문학’ 프로젝트는 주민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도서관에서 주민들이 잦은 발걸음을 하게 하는 적극적인 몸짓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시종일관 애를 써주신 평화도서관장님과 직원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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