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평생학습관]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인문학을 보고 느끼다._홍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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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령 15-07-20 14:11 조회585회 2015.07.20본문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인문학을 보고 느끼다.
홍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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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지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유월의 끝자락에 나는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시행하는 제3차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다. 첫 시간에 ‘옛 그림 이야기’라는 내용으로 손철주 미술평론가의 강연을 들었다. 모름지기 한번쯤 들어봤을 까치와 호랑이(鵲虎圖, 작호도), 양귀비와 도마뱀(草蟲圖, 초충도), 꽃과 나비(花蝶圖, 화접도) 등과 같은 민화와 더불어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화상과 초상화 등 우리나라의 여러 옛 그림 속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재치 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셨다. 중 · 고등학생 시절 지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한국화를 이렇게 배웠더라면 좋았을걸. 우리나라 조상님들이 단순히 보기에 좋기만 한 그림만 그린 게 아니라, 그 속에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 한 폭의 멋진 작품을 만드신 거였구나, ‘풍류와 멋을 아시는 분들이었구나!’하고 새삼 감탄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대강당에서 권오혁 가족이 연주하고 엄마가 해설해주는 가족 음악회를 들었다. 아빠는 기타, 엄마는 플루트, 누나는 피아노, 남동생은 클라리넷. 가족 모두가 음악을 하고, 함께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고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끼리 연주를 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어우러져 더욱 멋진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아름다운 선율과 옥구슬같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는 마음속에 깊이 와 닿았다. ‘시와 그림, 마음에 물들다.’ 길 위의 인문학 주제처럼, 그 때의 광경이 마음에 물들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27일에는 경기도 이천시립월전미술관으로 탐방을 갔다. 월전의 아드님이신 관장님의 월전미술관의 역사와 월전 장우성 대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월전 작고 10주기 기념전인 <참삶의 꿈 : 월전의 인물화>展을 성태훈 홍익대학교 교수님의 설명과 함께 감상을 시작했다. 월전 선생님의 70여년이라는 오랜 활동기간처럼, 작품들 역시 월전 선생님의 예술관과 세월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월전 선생님의 작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월전 선생님이 너무나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미술관에서 발걸음을 떼기가 무척 아쉬웠다.
이 소감문을 쓰면서 그 때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떠올려보았다. 그리곤 미소가 띄어졌다. 재미있는 강연을 듣고, 발로 걷고 직접 눈으로 보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너무나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은 요새 화제의 단어다. 어딜 가든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정작 인문학을 알고 생각할 기회는 많지 않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조금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인문학을 쉽고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그냥 단순히 멋져 보이는 그림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고, 시 한 구절 한 구절에도 함축된 의미가 있다. 이번 길 위의 인문학에 참가하고 나서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멋진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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