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도서관] 1차. 짧은 하루, 긴 여운 /김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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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15-06-13 13:02 조회523회 2015.06.13본문
필요한 순간에 딱! 하고 나타났다.
평소 잘 보지 않았던 도서관 홍보판이 그날따라 내 눈에 띄인 건 "이동미 작가" 라는 반가운 이름 때문이였다.
바로 어제 읽었던 그 책의 저자...
요즘 나는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저자와 함께 강화나들길을 걸을 수 있다니 신청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길 위의 인문학'...... 나에겐 생소한 프로그램이였지만 양천도서관에서 주관하는 행사라 믿고 신청했다.
5월 20일. 여행작가견 교수이신 유연태님의 강의로 글쓰기와 사진찍기에 대한 간단한 노하우를 익혔다.
책상에 앉아 강의를 듣는 건 참 오랫만이구나......즐겁게 수업을 듣다보니 왠지 어려진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여행지 100선 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게 새로웠다.
이번 강화도나들길을 시작으로 꾸준히 다녀봐야지.
5월 21일. 여행작가이신 이동미님의 안내로 강화나들길을 걸었다.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함께 한 사람들의 얼굴도 밝았다.
처음 가보는 곳이였지만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과 풍경을 보니 낯설지 않았다.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도 처음 만나는 분들이였지만, 오늘만큼은 오래 알고 지낸 이들처럼 먹거리를 나누고 함께 웃고 질문하고 발맞추어 걸으며 미끄러지지 않게 손도 잡아주었다.
잘 왔구나싶었다.
지쳐있던 마음이 오랜 세월을 지켜온 나무와 바닷물을 보며 풀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웃음과 배려로 채워졌다.
시간이 흘러감을 아쉬워했다. 그런데 나무 앞에, 오랜 세월 서 있는 그 건물들 앞에서 그냥 담담히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지금을 충만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런데 대가없이 손을 내밀고 웃고 먹거릴 나눠주는 사람들을 통해 갖는 것 보다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오랫만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