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립칠곡도서관] '호국의 다리' 너머로 전쟁의 기억을 더듬다 3차(조진향)
페이지 정보
경상북도립칠곡공공도서관 14-11-26 20:03 조회529회 2014.11.26본문
길 위의 인문학 -지금 이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 시간
조진향
지난 주 도서관에서 있었던 김용락 시인의 인문학 강연에 이은 현장 탐방의 날. 마치 소풍을 가는 어린아이처럼 설레었습니다. 통영은 세 번째 여행인데 중학교 때 수학여행과 여름휴가로 한 번,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먼저 들른 곳은 박경리 기념관으로 원주에서 생활하던 작가가 돌아가신 후 묘소 가까이에 세운 기념관입니다. 젊어서도 고상하고 기품 있지만 나이 들수록 깊이 있는 멋을 지닌 작가의 모습은 닮고 싶기도 합니다. 작가의<시장과 전장>은 미리 읽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직접 겪은 자전적인 소설이라 관심이 갔습니다. 주인공인 남지영도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무더워 박경리 기념관 내부보다 선생님의 묘소가 있는 미륵산 기슭이 더 좋았습니다. 이렇듯 평범한 곳이 대소설가의 묘소인가 싶어서 허무함도 느꼈지만 동시에 그분의 평상시 성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바라본 바닷가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곳이더군요. 그렇지만 점심 예약된 식당으로 이동해야 되서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각자 선택한 메뉴에 따라 매운탕을 곁들인 멍게비빔밥과 회덮밥, 해물탕으로 든든하게 배꼽시계를 잠재우고 다음 장소인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갔습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혀 포로생활을 한 김수영 작가의 일화도 재미있었습니다. 정사보다 야사가 더 재미있다고 작가와 시인의 일상적인 삶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김수영 시인의 시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시에 대한 설명이 있고 나서야 조금씩 이해가 되었습니다. 거제 포로수용소가 예전의 모습을 일부 재현하긴 했지만 그 당시의 비참함을 피부로 느끼기엔 부족했습니다. 승자의 편에서 역사가 해석되고 기록되긴 하지만 당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남기는 것 또한 승자의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인문학 기행을 통해 시장이든 전장이든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가 될 수도 있는 이 순간의 삶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재 충천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신 칠곡도서관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첨부파일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