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도서관]쉽게 다가서는 인문학-길 위의 인문학 2차 탐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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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14-11-14 11:24 조회450회 2014.11.14본문
게 다가서는 인문학 - 길 위의 인문학 2차 탐방 후기
<서정은>
전업주부에게 하루 종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가 어리기라도 할 때는 남편의 눈치는 물론이거니와 아이가 걱정되는 마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자신있게 사무실 문을 열고 접수를 할 때에는 순천이라는 지역에 대한 호기심과 정채봉의 동심을 만나게 된다는 설레임, 그리고 무엇보다 눈요기의 여행이 아니라 감성과 지성을 채울 수 있는 인문학 여행이라는 것이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다.
탐방 당일 출발장소에 버스가 2대나 있어 탐방인원이 꽤 많은가 보구나 놀랬고, 버스에 오르니 연령대가 너무도 다양해서 또 놀랬다. 사실 50-60대 탐방객이 태반이어서 정말 놀랐다. 책과 함께 늙어가는 삶,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부부가 함께 손을 꼭 잡고 다니시는 분들도 꽤 있었고, 어딜 가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놓치지 않고 들으시는 열정적인 모습에 감명도 받았다.
탐방 전날 저녁 김병규 선생님의 사전 강연으로 정채봉 선생님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고 문학관을 둘러보니 유작들이나 유품들이 하나 하나 눈에 들어왔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너무도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는 배냇저고리, 어머니의 사랑을 너무도 그리워했을 소년 정채봉의 아픈 마음이 가슴을 후비고 들어와 문학관 앞마당 파란 하늘이 너무나 눈물나게 시렸다. 대입 준비시 문학교과서에서 만났던 작품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님을 가까이서 뵙기도 하고, 불편하신 몸으로도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시던 모습이 가슴에 남았다.
도서관 주최 측에서는 문학관 기행이 중심이었을 듯 했지만 순천만 정원에서 멋진 문화해설사 님을 만나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2시간이 넘게 쉬지 않으시고 여러 나라의 정원의 유래,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해 주셨던 우리나라의 정원에서 옛 선조들의 지혜와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배울 수 있어 이것이야말로 타이틀 그대로 ‘길 위의 인문학’이구나 감탄을 했다. 어렵게, 지루하게 여겨 쉽게 범접하기 어려울 듯한 인문학을 소담한 여행을 통해 쉽게 다가서게 만들었던 문화 사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김해도서관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어 올해 가을은 더욱 감성이 충만해졌다. 멋진 가을 날, 육아에 오롯이 매달려있는 나에겐 정말 멋진 일탈이었다. 기획하시고 준비하시느라 많이 애쓰셨을 직원 분들게 감사 드리며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고 성장해나가는, 문화의 중심으로 도서관이 우뚝 서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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