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도서관]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을 마치고(나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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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덕 14-11-10 11:32 조회517회 2014.11.10본문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을 마치고
나승권
2014년 09월 13일부터 10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홍성도서관에서 홍성 출신으로 유명한 인물인 매죽헌 성삼문, 고암 이응노, 백야 김좌진에 대한 인문학 강좌가 6주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한 주, 답사 한 주로 진행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과 또한 감동 받은 것을 정리하고 싶어서 후기를 쓰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사실 처음 강의를 들으면서 그리고 마지막 답사를 마치면서까지 늘 생각을 관통하는 질문은 과연 인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인문학이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역사와 예술 속에서 저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 세분의 이야기는 저를 결코 마음 편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강한 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어가는 절의 있는 선비들, 이념의 묻혀버린 예술정신, 그리고 국권피탈의 상황들은 너무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 분은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세 분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매죽헌 성삼문
매죽헌 성삼문은 세종 때의 집현전 학사로 세조가 조카를 몰아내고 왕이 되자 단종 복위 운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조선시대 가장 찬란한 한 때를 이끌었던 신하들은 세조의 왕위 찬탈을 인정하고 권력을 유지하거나 쫓겨난 왕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는 것 중 선택해야 했다.
원칙을 잠시 꺾음으로 해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데, 원칙을 꺾지 않고 죽음을 선택하는 그 절의를 어쩌면 지금 이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암 이응노
고암 이응노는 동양화가로 시작해서 한국화가, 서양화가, 판화가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세계적 명성을 쌓은 예술가이다.
그의 예술 세계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양한 예술 속에 관통하는 그의 인간애 정신이다. 이응노가 꿈꾸던 세상은 이념과 신분, 성별 그리고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화합하는 것이었을까?
모든 것에서 중심은 인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야 김좌진
백야 김좌진은 만주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백야 김좌진에 대한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학교를 많이 세운 계몽운동가였다. 또한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었던 만주지역을 마지막까지 떠나지 않고 지켰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배운다는 것은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우리가 일본을 앞지르기 전까진 계속 그럴 듯하다.
마음이 불편해야만 하는 이유는 일본을 꼭 이길 것이라는 강한 동기이자 신념이 된다고 생각한다.
독립기념관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을 기리고 지금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기 위한 곳이다. 또한 우리가 일본을 이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곳이다.
역사 속에서 늘 이기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패한 일본 장수들이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고 기린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도 기억하고 불편해 하자. 일본을 미워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또한 터무니없이 일제시대를 미화하자는 것은 또한 아니다.
6주간의 인문학 강좌에서 배운 것을 정리해 보고,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배우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금 시대는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고 많이 이야기 합니다. 사람이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목숨과도 바꾸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번 강좌를 통하여 배웁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그러나 또한 즐거움과 편안함을 남겨줍니다. 인문학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지방에서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또한 바래봅니다.
그리고 준비하신 도서관 관계자님들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