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도서관과함께 걷는 인문학 산책 - 과거를 걸으며 미래를 기억한다.(인천미추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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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례 14-11-08 05:01 조회543회 2014.11.08본문
과거를 걸으며 미래를 기억하다 .
2014도서관 길 위에 인문학
두근두근 도서관과 함께 걷는 인문학산책
인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소위 ‘서울사람’과 결혼을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서울살림은 잠시 2년, 큰아이 두 살 때부터 인천으로 이사를 와 지금까지 여전히 인천에서 살고 있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신혼을 시작한곳, 아이를 임신하고 서툰 시집에 적응하느라 집에만 있었던 신혼이었다.
문밖을 나서면 조선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에서 귀양살이를 한 것 같았다.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가보지 못한다는 옛말,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잠깐 다니러 가는 곳
친정나들이는 그때는 참 큰 나들이었던 것 같다. 친정을 다니러 오갈 때 비로소 차 밖으로 보이는 궁을 내다보곤 했었다. 학교 다닐 때 집에만 있는 얌전한 편은 아닌 것 같았는데 학창 시절 서울을 다니러 방문하던 곳은 시장 상점 백화점 그런 곳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때인가 경복궁인지 둘러본 적이 있었고. 어느 교육 기관의 궁궐 산책을 참여하며 휙 들러보던 궁, 임금님이 사시던 구중궁궐, 그냥 그런 곳이었다. 내가 궁을 다니러가서 관람한 것보다는 TV 속에서 보이는 사극을 보며 궁궐을 더 많이 접했던 것 같다. ‘궁은 나중에 시간 낼 때 관광으로 가야지’ 하는 그런 먼 곳 이었던 것 같다.
어느 샌가 세월은 빨리도 흘러 어찌하다 보니 아이들 교육이랍시고 손잡고 궁을 기웃하며 다니던 시절도 지나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의 학업을 위해 바쁘게 지나고 있다 내게도 이제는 여유가 아닌 잠시의 휴식시간도 자주 마련되는 것 같았다.
그런 여유는 이제는 쫓아갈 시장과 상점이 아닌 도서관에 내 발길이 닿아있었다.
이런 저런 책을 보며 자연을 배우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가하며 책과는 다른 지식을 쌓아가고 있는 지금, 행복한 시간들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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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미추홀 도서관의 알림 광고를 접하였다.
두근두근 길 위의 인문학 ... 무엇이 그렇게 두근거릴까? 시간을 선택해서 신청하였다.
그렇게 지척에 두고도 찾지 못했던 ‘궁을 간다. 창덕궁의 후원을 간 단말이지…….’
‘가보자’ 토요일 하루 쯤 누군가 모르는 이들과 함께, 그리고 혼자 보내는 것 도 좋을 것 같아 서둘러 신청을 하였다.
우선 그 주 목요일은 이론 강의가 있었다.
궁을 어찌 실내에서 설명할까 하는 의문은 멋지게 준비하신 이 향우 작가님 덕분에
종료시간이 다되도록 끝내지 못하고, 10분만, 20분만 하는 강사님의 아쉬움과 궁금한 느낌표를 찾아야 하는 수강생들의 호기심으로 저녁 아홉시가 훨씬 넘어버린 9시 30분이 다 돼서야 이론 강의가 끝났다.
익히 들어본 적이 있는 경복궁의 역사와 일제와의 관계를 들으며 아픔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주먹이 쥐어지고, 울컥 마음이 동한 것은 나만의 감정이었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늦은 하루 저녁시간은 고궁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감상하며 정말로 만나게 될 궁을 기대하며 기분 좋은 하루를 공부하였다.
고궁산책 숨겨진 은유와 사상을 읽다.
그랬다.
창덕궁을 찾은 날
유난히 좋은 날씨를 택한 이유도 있었지만 나는 고궁 산책을 하지 않았다.
금천교를 밟고 난 후부터 아니, 정문 돈화문 앞에서부터 나는 2014년의 사람이 아닌 그 시절 고궁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금천교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 버렸고, 인정전의 높은 월대에서 나는 길게 늘어선 대신들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희정당의 문을 통해 조선의 왕의 침실을 엿보았고, 여인내의 향기를 품은 대조전의 왕들의 사랑을 듣게 되었다. 분주히 드나드는 수라간의 음식을 맛도 보았고, 동궁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했다.
날듯 곳곳이 다니시며 보따리를 풀어내시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산책이 아닌 내가 그 속에
그림이 되어 있었다.
길게 늘어선 후원의 뜰을 거닐며 백성들의 평온을 기원하는 걱정을 해보았고, 곳곳에 스민 조선을 함께 거닐어 보았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이른 가을을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나는 조선을 다녀왔다.
책속에서 보는 현판의 모습이 아닌 허리 숙여 쳐다보는 멋을 맛보았고,
맹꽁이가 드나드는 돌 속의 우물을 통해 멋진 풍류도 함께 즐겼다.
갇힌 궁궐에 왕들의 희망을 심은 후원의 멋들어진 풍류와 여유를 엿보기도 하였다.
인천에서 떠나기에 서둘러 준비한 이른 아침은 조금 피곤도 할 듯 하였건만
동행인들을 인솔하신 이 향우 작가님의 신나는 발걸음과 속속들이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는 솜씨에 동행자들 모두 어떤 비밀스러운 곳이 더 있을까 눈이 동그래지는 탐방이었다.
그 동안 그리 가깝게 지냈던 궁이란 유적지가 아닌 생활인으로서의 멋과 풍류, 지도자로서의 고통이 느껴지도록 속속들이 이야기를 꺼내신 이 향우 작가님과 산책이 아닌 그 시절 궁의 한 점이 되어 다닌 기분으로 오히려 상쾌한 느낌이었다.
어찌 책을 마다 할 수 있을까?
이리 즐거움과 미래의 희망이 있는데…….
다 시 한번 책속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이유를 꼬집어보았다.
참 즐거운 탐방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역사를 읽어보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생겼다.
이번 길 위에 인문학 을 모두 마치고 참석자와 주관자와의 시간이 주어졌다.
좋은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한 이야기, 그리고 참석한 이들의 만족한 이야기
그리고 도서관이 준 기쁨들을 이야기 하며 다시 한 번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모두 아쉬워하며 내년을 기약하였다.
더 좋은 책을 만나게 될 2015년을 약속하며, 도서관의 서고에서 오래된 미래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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