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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립영주도서관-음악과 퇴계문화의 만남(김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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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14-11-03 16:52 조회780회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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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립영주도서관-음악과 퇴계문화의 만남(김임수)

  경상북도립영주도서관에서 시행한 3차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강연과 탐방에 내가 좋아하는 형님과 친구와 같이 참가하게 되었다.  

  강연이 있던 날, 2014년 10월 31일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는데도 저녁 7시부터 시작한 강의에 자리가 꽉 차도록 참석한 뜨거운 열기에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이 인문학 강연이 시민들에게 주는 의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사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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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음날 영주시민운동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시간을 맞춰서 탑승을 했다.  

  흐린 날이었지만 음악과 퇴계문학의 만남이란 주제아래 안동으로 부푼가슴을 안고 출발했다.  

    

  안동 북부지방으론 처음 가보는지라 단풍이 곱게 든 거리의 가로수와 산과 들의 풍경이 더욱 색다르게 다가왔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도착하여 윤용섭부원장님의 안내로 장판각까지 들어가서 귀중한 자료들을 볼 수 있었고 자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유네스코에 곧 등재될 귀한 문화유산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는 행운까지 얻으니 참으로 가슴이 벅찼다.  

  6만 5천여점의 방대한 사료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한문으로 쓰여진 현판전시실도 둘러보았다. 이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탐방의 값어치는 충분했다.  

  이해가 안되는 어려운 글자들도 많았지만 시공간을 초월하여 조상들의 고결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2 

 

  퇴계태실에서는 종부로부터 맛있는 차도 대접을 받았다. 종택에서는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가는데 따뜻한 대추차를 대접해주셔서 추운 날 너무 따뜻하게 잘 마셨다. 뜨거운 한 잔의 차 속에서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3 

     

  퇴계종택도 들렀는데 92세의 연로하신 종가어른이 귀도 안들리시고 몸도 안 좋으신데도, 방문객들을 예(禮)로써 친절히 맞아주신데 대해 깊이 감동 받았다.   

   퇴계선생 수신십훈을 十五대 종손께서 百세의 연세에 집안어른이 쓰셨다는 한문글자를 나눠주시니 너무 고마웠다.  

  "義在正我"라는 글인데 "나를 바르게 하는 것이 의(옳음)가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해주시며, 나라에 문제가 많고 사회가 시끄러운 것을 남의 탓으로 여기지 말고 우선 나부터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모든 것이 잘 되어간다는 의미라고 하셨다. 천주교에서 수년전에 "내탓이오"라는 운동이 있었는데,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귀였다.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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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때가 되어 낙동강과 청량산을 바라보면서 맛난 식사를 하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두부와 호박을 넣은 된장찌개가 비빔밥을 더욱 감칠나게 했고, 파전은 또 얼마나 맛이 있던지 4명이 한 식탁인데, 도저히 안 되겠어서 하나 더 부탁을 해가지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후딱 먹어치웠다. 준비하시느라 애쓰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도산서원에는 생전 처음 방문이었는데, 낙동강변에 위치한 경계부터가 나를 빠져들게 했다. 앞이 탁 트인 강변의 풍광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해설을 달변으로 잘 들었는데, 그 중에 부모에게 더욱 효도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은, "어머니가 아기를 3천번 이상을 기저귀를 갈아주시며 애지중지 길러주셨는데, 우리는 과연 몇번이나 연로하신 병든 노모에게 기저귀를 갈아주었는지" 하는 대목에서 큰 동침이 나를 찔렀다. 살아실제 한 번 더 공손히 마음을 다해서 모셔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유학은 딱딱하고 경직된 학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주 색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유학에 음악적이고 감흥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는 것을 알았다. 시조와 시에도 운률이 들어가 있고 정가에도 호흡이 긴 장단이 있어서, 처음으로 접했는데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였다. 농악을 보면 일반 서민들이 사물놀이를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깨춤이 덩실덩실 일어나서 마당으로 나가서 어울린다. 아마 유림에서도 시조창하다가 흥이 나면 한바탕 춤사위를 멋스럽게 벌이지 않았을까.  

사진5  

   

  군자마을에서는 대구에서 오신 예쁜 정가선생님으로부터, "청산~이~!"하고 따라 부르며 옛맛에 빠져든 시간이 아주 멋드러지고 너무 좋았다. 몇시간만 더 배우면 썩 잘하겠다는 부원장님의 추임새는 우리 모두를 으쓱하게 했다.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진6  

 

  퇴계선생님은 생전에도 건강을 위해 도인술을 익히고, 솔선하여 제자들에게 모범을 보이신 듯 하다. 온 몸을 두드리고 체조를 하고 호흡을 조정하여 각 장기를 다스리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았다. 그 당시 평균수명보다 오래 사셨을 뿐아니라, 종가에는 장수하신 분들이 많으시니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사후에도 후손들에게 본이 되신 멋진 분이시다.  

 

  퇴계묘소를 가봤는데 낮고 가파른 동네 뒷산, 명성에 비해서 너무 초라한 음택을 하셨고, 손수 비명을 쓰시되 벼슬을 자랑하지 않았고 석물도 봉분도 아주 검소하여, 이 분이 정말 대학자 퇴계선생이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명 받은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옛날 소싯적에 책에서만 배웠는데, 이제야 비로소 이런 좋은 행사 덕분에 여기 오게 되었으니 그저 고맙기만하다. "온고이지신"이란 말이 있는데, 옛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배워서 오늘을 사는데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이 사회가 좀더 밝고 멋진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도서관에서 인문학관련 강좌를 앞으로 더 확대하고 활성화시켜서 시민들에게 더 많이 배울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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