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인문학 참여후기 (동해시립북삼도서관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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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운 14-11-03 15:50 조회624회 2014.11.03본문
토요일 아침 갑자기 결혼식 청첩장을 들이미는 남편을 뒤로 하고 나는 동해시 북삼 도서관을 향해 차를 달렸다. 작년에 함께 하지 못한 [문학기행]의 아쉬움을 달래려, 꼭 다시 [길 위의 인문학]을 신청 하리라 다짐 했던 나와의 약속을 지키자고 외치면서!
언제나 그렇듯이 여전하게 사람 좋은 얼굴로 반겨 주시는 북삼도서관 강성운 주사님과 일찍부터 도착 해 계시는 교수님의 안내에 따라 강의실 의자에 앉고 보니, 모처럼 높고 맑은 하늘이 주는 활기찬 기운이 덕스러운 골짜기 마냥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1차시. 김남득 시인과 함께 한 허균과 허난설헌의 생애와 문학
영동지역을 대표 하는 문인 일가의 일대기와 그들의 업적을 살펴보는 1강 에서는 김남극 교수님의 안내를 받으며 허균.허난설헌의 생가를 찾아가 전시관을 둘러보고, 작품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깊이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성리학을 공부 했으며 사상가, 혁명가, 소설가로 활동했던 허균과 스물일곱 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할 만큼, 가정사가 불운 했던 여류문인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듣다 보니 억압에 저항하며, 글을 쓰고 시를 지으며 정치색깔을 지니고 사상가의 붓을 통해, 시대에 저항했던 허균의 비극적인 생애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잠시 안스러운 마음이 내 발목을 잡았으나, 각종 매체나 서적을 통해서 배운 것 보다 더 깊이 있고,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도록 강의 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 드리는 마음을 바로 새기며, 그 자리를 떠나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2차시. 이승철 교수와 함께 떠난 전설의 바닷길을 찾아서
2강을 진행 해 주실 분은 이승철 교수님.
유명 가수와 동명이인 이라 그런지 전설의 바닷길을 둘러보는 내내 개그맨 못지않은 재치와 순발력을 보이시며, 시종일관 우리 수강생들을 웃음 짓게 하는 명강의를 들려 주셨다. 나는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 드리는 서낭당을 자세히 둘러 본 것이 처음 있는 일 이었기에, 바닷가에 얽힌 무수한 전설과 민담과 설화가 지닌 독특하고 애잔한 사연을 들으며 그 시절 그 무대를 떠올려도 보았다.
오랜 세월 동해에 살면서, 가장 즐겨 찾는 대진해수욕장에 정동방비가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정동방비가 임금님이 나랏일을 보시던 근정전 에서 정동 방향 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설화와 전설로 이어지는 민속신앙을 바탕으로, 해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어부들의 생활상의 뿌리깊은 토착문화가, 모두 공부였다는 사실도 그저 놀라울 뿐 이었다. 강릉시 소돌마을과 동해시 어달마을을 두루 돌면서 남몰래 사랑을 나눴던 그 시절 총각 처녀의 로맨스가 살짝 부럽기도 하였던 건 문명의 이기가 난무하는, 현시대를 잠시 잊은 채 육지와 바다와의 경계를 벗고, 바다와 삶과의 경계를 이어 보자는 지역주민의 얕은 욕심이 아니었을까!
3,4차시. 이진모 교수와 함께 한 관동팔경의 가치와 문학 I, II
관동팔경이란 대관령 너머 동쪽에 있는 여덟 명승지로서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곳곳에 들어 서 있는 정자와 누대 또는 사찰을 일컫는 말 이라고 한다. 고려 성종때 서울을 기점으로 동쪽에 있는 땅 이라는 뜻으로 관동 이라 이름 붙여 졌다고 하는데 관동팔경 중 제일 북단에 있는 통천 총석정과 고성삼일포를 제외 하고 간성 청간정에서 부터 울진 평해 월송정, 유독 바다가 아닌 강을 끼고 앉아 있는 죽서루 까지 2주에 걸쳐진 여행길 에서는 십수년을 영동지역에 살면서도, 그리 아름답고 절절한 사연을 지닌 누각과 정자가 여럿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 그저 부끄러웠고, 소박 하지만 여백의 미를 알았던 조상들의 혜안과, 잠시 들러만 보아도 가슴 저 밑바닥까지 시원 해 지는 정자와 누각과 주변의 풍광을 둘러 보면서는 선조들이 나누었을 여유와 낭만의 가치를 이제라도 알게 되었음에 깊이 감사 드리는 시간 이었다. 2주에 걸쳐 재미있는 설명으로 수업을 진행 해 주신 이진모 교수님 덕분에 이제는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우리고장의 전설과 민담, 그리고 관동팔경의 이름과 그에 얽힌 사연을 나름 조리있게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의 지식창고 문지방을 넘겨다 보기도 했다.
육지의 먼산을 훔쳐 보지 않으며, 깊은 호흡으로 자맥질 하는 아낙네의 가득 찬 바구니를 지그시 올려다 보는 바다의 눈처럼, 그렇게 소중하게 빛나는 시간이 내 삶속에 계속 되어, 배우고 또 익히는 시간이 찝찔한 갯내음 처럼 오랜 시간 배어 있기를 바래 보며, 아쉬운 [길 위의 인문학] 여행을 모두 마쳤다.
끝으로 길위의 인문학 수강생 40여명을 인솔 하시느라 새벽부터 어버이 심정으로 간식 준비하고, 차량 섭외 하고 4주간의 프로그램을 챙기며 고생 하신, 강성운 주사님과 북삼도서관 직원분들과, 동해 삼척 주민의 근기에 맞는 친절한 설명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주신, 여러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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