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는 사랑의 인문학 후기(동두천시립도서관)-이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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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14-11-02 17:59 조회557회 2014.11.02본문
지질한 사랑의 역사
이숙희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랑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을까? 사랑의 인문학 강연을 듣기 전, 나는 반신반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어디에도 견줄 수 없는 타고난 매력을 지녔다. 그 안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으며, 다양한 색채로 표현될 수 있는 서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연의 주제만으로도 나는 흥미가 생겼다. 그렇지만, 그것을 통해 나는 무엇을 깨닫고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까? 사랑이야말로 이론보다는 실전이 중요한 싸움이 아닌가!
내가 들었던 강연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루면서 진행되었다. 그 안에 나오는 인물들과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들, 서로 다른 욕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보며 우리라고 뭐가 다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이없을 만큼 끔찍한 자기애와 오만,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이 우리를 사랑에 넘어지게 하고 지질하게 만드는 것이다. 옳고 그른 사랑은 없지만, 현명한 사랑과 지질한 사랑은 분명 있다. 그것은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그 욕망이 나를 온전하게 할 수 있는가를 살펴볼 때 적어도 자신에게만큼 떳떳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강연자는 책 속의 인물들을 나열하며, 사랑을 욕망과 관련지어 이야기했다. 우리가 바라는 욕망이 과연 우리의 것일까? 라는 질문과 함께. 온전히 나의 것을 찾기란 어쩌면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바라는 이상형과 사랑이 과연 내가 만들어 낸 것인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욕망을 어느새 내 것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만족을 채우기 위해 나의 기준들을 세우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나는 현명한 나만의 사랑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당당히 말할 수 있으랴. 다만, 남들이 요구하는 욕망을 내 욕망과 혼돈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오만이 나를 지질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편견이 다른 이를 오롯하게 보는 것을 막지 않도록 해보자.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강연은 내게 귀한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상대에 따라 연애의 스킬은 다를 수 있지만, 사랑을 지질하게 만드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나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사랑의 한 걸음이다. 이제 지질한 사랑의 역사를 접고, 현명한 사랑을 시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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