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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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하 14-07-21 13:24 조회935회 2014.07.21본문
나는 6월 17일, 24일 화요일에 수원의 선경도서관에서 최준영 교수님의 길위의 인문학 강의 2회를 들었다. 수강 신청시 읽고 오라는 "흑산", "다산의아버님께", "책만 보는 바보", "삶을 바꾼 만남"이라는 책중에 마지막 "삶을 바꾼 만남"이라는 책만 읽고 수강 2회 후 선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다산선생님 생가를 탐방하는 기회를 맞았다.
이러한 탐방은 전문해설사의 안내 서비스가 포함되므로 알찬 공부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전문해설가가 있다면 생가에서 접하는 하나하나가 2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감동과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가슴뛰는 탐방이다.
해설하신 분의 말씀이 탐방단의 구성이 복잡하므로 다산 선생님의 저술작품에 초점을 두고 해설하겠다며 설명을 들었다. 선생님의 잠들어 있는 곳과 생가터 탐방을 마치고 나왔다. 두물머리가의 산책로에 장승처럼 세워놓은 방대한 저술을 보고 인간 능력의 한계는 어디인가? 혀가 내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천문, 지리, 역사, 의술, 지방행정, 형법과 소송법, 각종 의례와 가례, 주역사전, 음악과 악기, 그림 등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해배이후 경제적 측면의 삶에 흔적들이 많이 복원되지 않았던 점이다. 벼슬길만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시대에 그 길의 막힘으로 인한 탈출구는 무엇이었을까? 책속의 채마전, 뽕나무밭, 국화밭, 삼밭 등은 어디였고 그 규모는 얼마였을까?
"삶을 바꾼 만남"이란 책은 다산선생님의 유배부터 운명하실 때까지 후반생중 제자 황상의 삶에 포커스가 맞혀진 책이다. 강진현 아전의 아들인 황상의 바귄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삼근계, 격물치지공부법, 폐족이기 때문에 공부하기 더좋다고 아들들에 대한 독려, 원포농법, 이상적인 주택 등을 가르쳤다. 특히, 황상의 성취는 본인의 부지런함과 훌륭한 선생님 조련으로 초년에는 흑산도의 정약전이 월출산 자락의 문장이라고 불렀다. 중년에는 당대 제일문장가 추사 김정희가 먼저 황상의 집을 찾을 정도로 문명을 떨쳤다. 말년에는 일개 지방아전의 아들이 영의정을 지낸 권돈인을 배알하고 시를 지었으며, 추사의 형제, 초의선사, 한양의 저명인사와 교유하며 득의의 삶도 살았다. 허나 선생님의 큰아들 정학연의 죽음이후 모든 만남은 끊겼다.
나는 책과 탐방으로 제2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 내가 만약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다면 좀 더 보람찬 인생을 경험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속의 교육법인 문심혜두를 나의 손자들에게 가르쳐 볼 생각이다. 만남은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고 선인의 책이나 생가터의 만남을 통하여도 삶의 목표를 발견하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다산선생님의 애국, 애족, 자녀교육, 교육방법, 초서와 모든 일에 대한 글쓰기의 습관 등 커다란 파도가 나의 사고를 뒤흔든 쓰나미였다.
나의 35여년 공직생활을 뒤돌아볼 때 얼굴이 붉어지고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무엇일까? 이순을 넘겨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자취가 없으니 취생몽사하였구나. 부끄럽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