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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음식, 막걸리와 식초를 호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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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 13-12-30 13:04 조회1,528회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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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음식, 막걸리와 식초를 호명하다


 

발효음식, 막걸리와 식초를 호명하다

11월 9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도서관 진행
강사/ 허시명(막걸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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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산사원 갤러리 마당에 찍은 단체사진>

 

 

   오전에 2시간 동안 발효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 21세기는 발효의 시대니, 효소가 암을 낫게 한다느니 설탕물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지면서, 발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발효의 중심에 알코올 발효가 있고, 막걸리가 있다. 그래서 이번 주제를 막걸리와 식초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오후에 양조장을 탐방하여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하기로 했다. 

   참여자는 남성들도 눈에 띄었지만, 여성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참여한 남성들은 효소나 식초를 직접 만들려하거나,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었다. 관심이 크지만 어디 가서 그에 관련된 지식을 얻기는 막막한 상태여서 참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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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빚는 요령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

 

   막걸리와 식초를 함께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런 일이다. 왜냐면 막걸리는 식초를 만들기에 아주 좋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식초를 만들려면, 막걸리를 잘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식초 초산균의 먹이가 되는 것은 알코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소주를 부으면 식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20도로 높고 다른 영양 성분이 없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도로 초산균이 좋아하는 알코올 도수이고 초산균의 영양원이 되는 단백질이나 다른 성분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초산균은 알코올 도수 10도 이상에서는 잘 활성화되지 않는다. 막걸리 도수인 6~8도 정도에서 안정적으로 초산발효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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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빚기 위해서 고두밥을 찌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술을 주제로 삼는 것을 꺼린다. 우리술 문화의 취약함이 이런 의식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술을 공개적으로 논하지 않고, 술얘기도 꺼내려 하지 않는다. 사고친다고! 그 책임은 누가지라고! 이러다보니 술을 음성적인 곳에서, 어두운 곳에서 몰아치듯 마시고 급기야는 사고를 친다. 건강한 술문화를 형성하려면 공공장소에서, 젊은이들에게 공론화할 수 있어야 한다. 술을 얘기한다고 사고가 난다면, 자동차를 얘기한다고 사고가 날까? 거리에서 다반사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자동차 사고지 않는가? 그렇다고 하여 사고의 책임을 자동차에 돌리지 않는다. 자동차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운전 문화를 어떻게 바르게 할 것인가를 통해서 사고를 줄여나가야 하지 않는가. 술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서 술을 다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술 문화를 공공의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좋은 대안과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술을 만드는 것을 발효과학이 책임지지만, 술을 다루는 것은 인문학이 책임져야 한다.

   이날 강연은 술 문화 강연만은 아니었다. 막걸리를 만들고, 식초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이전에 막걸리와 식초를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인가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2시간 강연은 짧았다. 강연이 끝나고 두부집에서 점심을 먹고 남양주에서 가까운 포천의 산사원 갤러리를 찾아갔다. 포천은 막걸리로 유명한 동네로, 막걸리 양조장이 9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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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도 찍다>

 

   산사원 갤러리에는 막걸리 빚기 체험을 진행했다. 막걸리 발효의 원리를 대해서 설명하고, 고두밥을 찌고, 고두밥을 식혀서 누룩과 물을 넣고 2.5리터 정도씩 막걸리를 빚어서 저마다 한 통을 가져갔다. 술빚기는 원래 부엌에서 김치나 된장처럼 만들어 먹던 우리의 발효음식이다. 본디 우리 부엌 속에 있던 것을 되살리는 작업이 술빚기 체험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술빚기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에 전면 금지되었고, 그것이 두 세대가 흘러 61년이 지난 1995년에 가정에서 술빚기가 허용되었다. 물론 술을 빚으면 집안에 제주나 손님 접대나 가능하지 음식점에서 무료로 제공하며 안된다. 원칙적으로 자기가 빚은 술은 자기가 다 마셔야 된다. 세금을 내는 상품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술빚기는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 고두밥을 찔 줄 알고, 누룩을 구해서-시장이나 인터넷에서 판다-, 물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섭씨 25도 정도에서 1주일 정도 놓아두면 술이 된다. 재료 비율을 숙지하고, 도구를 잘 소독하고, 온도를 잘 유지하면 술을 편안하게 완성된다. 그 술을 됫병에 담아 부뚜막 위에 올려놓고 할머니들은 식초를 만들었다. 식초를 만드는 원리와 막걸리를 만드는 원리는 정반대인데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제법 흥미로운 자기 개발 학습이 된다. 이 자리에서는 그 제조 원리를 낱낱이 설명하지는 않겠다. 인터넷이나 책자를 보면 막걸리 빚기가 잘 나와 있고, 이에 대한 교육을 하는 곳도 이제는 제법 생겼기 때문이다. 막걸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여행이 이뤄지고 있는 사이트 한곳( www.soolschool.com

) 을 소개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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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원 갤러리 야외 발효실에서 사진을 찍다>

 

   산사원 갤러리는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양조과정에 대해서 살피고 시음까지 했다.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가평의 우리술양조장이었다. 가평 잣막걸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탄산음료처럼 가벼운 알코올 3% 짜리 미스리도 만들고 있다. 막걸리 시음하고, 막걸리 제조 공정을 살피고 남양주로 들어오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우리 생활과 격리되어버렸던, 우리의 부엌과 격리되어버렸던 막걸리와 막걸리식초를 다시 우리 생활 속으로 호명하는 작업을 이번 퇴계원 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진행하였다.

     

   (글/사진 허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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