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중앙도서관]과학읽기 1차 강연 후기_김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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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우 17-07-18 10:58 조회405회 2017.07.18본문
길 위의 인문학 ‘포노 사피엔스’ 강연 후기
김준섭
종강과 함께 마치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딘 것처럼 하루하루가 바뀌었다. 바쁘게 에세이를 작성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험공부를 하던 삶에 언제 그랬냐는 듯 적막이 흘렀으며 갑자기 많은 시간의 자유가 생겨났다. 지금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이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곰곰이 고민해본 결과 내가 좋아하는, 평소 학교 수업에선 듣기 어려운 그런 공부를 해보고자 마음먹게 됐다. 그러던 차에 내 눈 앞에 딱 나타난 것이 길 위의 인문학 ‘포노 사피엔스’강연이었다.
강연 제목만 봐도 딱딱한 과학냄새가 풍겨났다. ‘포노 사피엔스’, 생소한 단어였다. 평소 수학,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살던 나에게 강연은 일종의 도전이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과학 지식을 몽땅 까먹어버린 나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강연에 임했다. 하지만 교수님의 강연을 단 5분만 듣고도 기존의 걱정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강연의 주요내용들은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몰라도 충분히 습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강연은 총 4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시작으로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그리고 다윈의 ‘인간의 유래’를 차례차례 만나본 다음 피날레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하여 조선의 과학을 살펴보았다. 하루마다 바뀌는 강연주제는 각각 나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주었다.
첫 날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공부하면서 논의한 핵심 주제는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인식이었다. 왜 우리는 과학을 어려워하고, 그저 고등학교 시험을 위한 암기 과목으로 여기는가? 돌이켜보면 나 또한 고등학교 때 그저 과학을 암기해야할 것으로 여겼었으며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까먹었다. 교수님은 이러한 과학 교육은 우리 사회가 짊어진 분명한 문제라고 말씀하시면서 과학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둘째 날에는 그 유명한 ‘총,균,쇠’를 통해 인류에 대해 살펴보았다.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인류는 과학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지만 한편으론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왔다. “과학자는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며 연구해야 합니다.”라는 교수님의 말처럼 과학의 발전엔 반드시 인류애가 동행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보통 윤리 시간에 ‘원자 폭탄을 만든 사람이 문제인가? 아니면 그것을 사람을 죽이는 데 쓴 사람이 문제인가?’ 에 대해 많이 논의하곤 하는데,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과학자들에게 더 이상 “난 이렇게 쓰일 줄 몰랐습니다.”라는 말은 용인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과학자들이 세상에 많아진다면 조금 더 따뜻한 과학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셋째 날에는 다윈의 ‘인간의 유래’와 함께 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수님에 따르면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현재의 모습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확률의 우연이었다. 하지만 인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더 뛰어난 종의 진화를 위해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더 뛰어난 인류가 출현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인류의 미래가 어찌될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리고 마지막 강연은 딱딱한 강의실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루어졌다. 교수님과 함께 조선의 과학을 중점적으로 함께 공부하면서 “아! 우리 조상님들도 과학의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하셨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흐름대로 외세의 침략 없이 조선이 발전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따르면 우리의 기술력은 외세의 침략 덕분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교수님의 조선 과학 이야기를 들으면서 충분히 우리 조상들은 자체적으로 과학을 눈부시게 발전시킬 수 있는 분들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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