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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 : 가끔씩 즐겁고, 그보다 자주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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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서관 21-06-13 16:20 조회590회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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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서관 <아무튼, 일> 주제강연 #1 :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소◯님의 참여후기 일부를 옮깁니다)

사전독서가 비노동사회와 노동을 둘러싼 사회구조적 문제를 짚어보았다면 오늘은 초점이 약간 바뀐다.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라는 담론이 바로 그것. 때로는 놀이이기도 하고 돈벌이이기도 하면서, 사회적 관계맺기이고 창조적 활동인 일. 내 ‘일’의 ‘내일’은 안녕한지 질문을 던지는, 기획의도와 카피들이 너무 마음에 들고 공감이 된다.

나에게 있어 일이란 줄곧 <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흘려온 땀과 투자한 금쪽같은 시간들은 대부분 확실한 <직장> 번듯한 <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과 투쟁의 역사였다. 삶의 중간쯤 어딘가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보면 어느정도 훌륭한 성취를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하지만 이것으로 할 일을 다 한 것인지, 일의 안녕을 물어보자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강의 시간 중에, 언제 일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지 질문을 받았다. 기대 이상의 많은 의견들이 접수되었고, 모두들 공감가는 내용들이었다. 농경사회에서는 자기가 먹을만큼 농사짓는 것이 대부분의 삶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너의 고민과 나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농사가 잘되고 못되고는 하늘이 어느정도 결정을 해주는 거고 나는 묵묵히 씨뿌리고 관리하다가 추수하는 그런 삶. 매년 농사를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성장의 압박감도 적고 수입농수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일도 없었을테니 말이다. 산업화와 분업화를 거치면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세계화,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쟁의 강도는 한층 더 심해졌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일하면서 슬픈 기분이 들까.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employee 신세다. 소비자인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것도 남보다 더 탁월하게. 그래야 팔린다. 그 과정에서 실적에 대한 압박, 내외부와의 경쟁을 거쳐야 한다. 때로는 스스로의 가치관과 합치되지 않는 부당한 일을 겪을 수도 있고,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일을 해야만 할 때도 있다. 고단함을 견디다 못해 번아웃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충한 샘은 이러한 일의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의 하나로 자기를 탐구하고 돌아보는 갭 이어를 제안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게 뭔자를 모른다. 오늘 강의를 들음으로써, 나는 어떠한 자기 내러티브를 갖고 있고 또 만들어가야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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