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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 : 가끔씩 즐겁고, 그보다 자주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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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서관 21-06-13 15:56 조회598회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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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도서관 <아무튼, 일>의 두 번째 강연 후기입니다.
현장강연과 함께 유튜브 동시 송출로 더욱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지난주 사전독서에 이어서 <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의 저자인 이충한 강사님과 내 일(work)의 내일(tomorrow)에 대한 이야기를 더 깊이 나누었는데요. '일'이란 좁은 의미로는 직업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삶을 항해하는 것, 즉 예전처럼 20대 중후반에 결정되어 인생 전체를 관통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의 형태가 급격히 변하고 사회가 불안정하다 보니 이전 세대에 안정적이었던 직업을 따라 하려는 청년들이 많아서, 오히려 진로에 대한 관심은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죠.

미래사회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자동화 및 격차의 가속화로 인한 무용계급의 탄생이 아닐까 합니다. 일자리 소멸 시대를 앞두고 인식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죠.

왜, 우리는 일 앞에서 슬퍼지는지에 대해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 창의적인 일을 하지 못해서 슬퍼요.
-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함에 슬퍼요.
- 일이 제 능력치를 벗어나는 기분이 들면 슬퍼요. 일의 양에 어려움이 매몰됩니다. 자존감에도 상처가 됩니다.
-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 일하려고 사는 건지 살려고 일하는 건지 잘 모르게 될 때 슬퍼요.
- 청년들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사회적인 관점이 부담스럽고 그 안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소외감에 외롭습니다.
- 성에 대한 차별 때문에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만 같아요.
등등 많은 코멘트를 남겨주셨는데요, 강사님은 "100%의 존재가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자기혐오와 만능감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이야기하셨어요.
또 역량이라는 것은 능력+자본인데, 능력이 개인의 소질*노력이라면, 사회는 이 사람의 능력도 길러주어야 하지만, 자본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어요.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는 새로운 중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경쟁과 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공존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일의 개념 확장이 필요하고, 서로 건강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져야 할 거 같아요. 또 관계, 가치 등 여러가지의 힘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상호작용하는 중력의 공간이 꼭 필요하며,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갭이어 전환공간으로서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이 중요다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직업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축적해가는 기층의 힘, 자기서사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1도에서 360도로, 즉 한 방향으로 모두가 전력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할 수 있었어요. 또 노동이 존재의 이유라는 대전제를 과감히 버리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에게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우리 모두의 존엄을 지켜야 할 거 같습니다. ‘일’자리보다는 ‘자리’의 확장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할 시간이, 눈 앞에 다가왔음을 다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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