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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도서관] '함께하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 평화' 갈산중, 부평서여중 친구들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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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도서관 18-10-20 12:48 조회297회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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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의 저자인 정주진 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평화’의 반대말은 ‘전쟁’이 아니라 ‘폭력’이라는 것에 놀랐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삶에는 항상 폭력이 존재한다. 신체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평화를 침해받고 있다. 자신의 나이나 권력을 내세워서 다른 사람에게 압박을 주는 것도 폭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쟁이 없어도 평화롭지 않은 것이다.

평화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과연 폭력을 행하지 않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연에서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현재 우리 사회는 아직 더 많이 민감해질 필요가 있지만, 요즘 나오는 뉴스 기사를 보면 몇 년 전보다 훨씬 민감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최근의 미투 운동 또한 이런 폭력에 민감해지면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전불감증 시대에 ‘폭력에 민감해 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왜 사람들 사이에 이런 폭력이 생기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는데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첫째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폭력이 발생한다. 특히 개인의 권력과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거나, 자신의 우위를 과시하고 약자에 대한 우월감을 표시하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둘째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이나 사상을 강요하면서 폭력이 일어난다. 의견 차이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폭력까지 가는 것 같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타인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또한 이런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현대인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약자를 짓밟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차별’도 이러한 폭력 중 하나이다. 평화를 깨트리는 ‘차별’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나와 타인의 다른 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차별을 하거나 당하고 있다. 많은 친구들이 남녀차별을 예로 들었다. 여자가 숏컷을 하면 왜 여자애가 머리를 그렇게 자르냐는 말을 듣게 된다. 육아는 여성이 한다는 인식이 만연해서, 남성의 육아 휴직이 적고 여성은 출산 후 자신의 직업을 그만두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인과 서양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인종차별을 느낄 수 있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얻지 못하는 것도 차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10월 13일 토요일에는 역사 전문 심용환 작가님과 함께 임진각에 탐방을 다녀왔다. 외국인 관광객이 꽤 많았는데,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 외국인들에게는 관광 명소로 알려지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제 3 땅굴에서 모노레일을 타는 것이 재밌는 것도 잠시, 북한이 남침을 위해 판 제 3 땅굴이 발견되어서 다시 전쟁에 대한 공포심과 반공교육이 강화되었다는 점이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또 평소에는 우리나라가 전쟁을 겪은 분단국가라는 의식을 하고 살지 않았는데, 기념관에 전시된 총을 보면서 같은 민족이 무서운 무기로 서로를 죽였다는 것이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개성공단과 개성시가 이렇게 가까운데도 분단 때문에 왕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기도 했다. 이번 탐방을 통해 통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통일을 한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요즘은 정상회담을 3번씩이나 해서 평화 또는 통일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평화하면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함께 웃고 떠들며, 모두의 권리가 동등하게 존중되는 행복한 삶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평화를 위한 전쟁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자유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전쟁을 한다는 것은 명분일 뿐이다. 전쟁 중에는 아군과 적군 모두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보장된다고 해도 살아남은 몇 사람의 자유와 안전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모순적이다.

평화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다. 탐방 후에 가진 토론 수업에서 평화로워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얘기하면서 꼭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평화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적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고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어 좋았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대답들이 나와서 놀라웠고 머릿속이 한층 더 다채로워진 것 같다. 강의도 듣고, 직접 경험도 해보고, 토론도 하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평화에 대해서 심도 있게 얘기하고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갈산중 나성수, 부평서여중 이아영 외 8명의 친구들이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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