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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마을도서관} 무더운 여름 하이마트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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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마을도서관 18-08-31 16:04 조회354회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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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하이마트로 가요!!

신 미 례(길 위의 인문학 참가자)

  세 번째 음악탐방! 하이마트로 간단다. 대구 인근에 가장 큰 곳으로 가나? 근데 왜 하필이면 하이마트로 가지? 전자제품 살 것도 아닌 것이! 싱겁게 웃다가 하이마트의 어원이 궁금해 찾아보니 독일어로 ‘고향, 향수’ 라는 의미를 품고 있었다. 고향(하이마트) 가는 길에 초등2학년 딸과 동행했다. 가기 전부터 하이마트에 대한 궁금증이 인 딸은 이것저것 묻기에 바빴다. 사전에 조금은 더 알고 가야겠기에 나 역시 이야기가 될 만한 것을 검색했다. 감미로운 음악, 고향의 포근함을 가진 그곳을 다녀 온 많은 사람들은 대구에 오면 한 번쯤 가보길 권했다. 나 역시 청춘시절 들렀던 음악 감상실을 생각하며 가기 전 마음이 설레긴 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음악탐방을 다녀오고 난 뒤, 신문에 소개된 ‘한국 첫 전문 음악 감상실 향촌동 <녹향>‘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당일 감상실에서 풀지 못한 궁금증을 신문과 함께 펼쳐보았다. 때마침 2018년 7월 20일자 매일신문의 기사에 대구 최초의 전문 음악 감상실의 발원지, ‘녹향’의 탄생배경과 하이마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부분의 이야기와 함께 녹향의 뒤를 이은 하이마트의 역사도 소개되어 있었다. 다시금 그 날을 떠올리는 시간도 덤으로 얻었다.
  클래식의 탄생 배경과 뒷이야기를 풀어내시는 박수원 선생님의 강의는 처음에는 이색적인 음식을 한 술 떠서 입 속에 넣고 가져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점차 접해보지 않아서 낯설다고 자꾸 뒷걸음질 치던 내게 그간 자주 먹어 본 음식인 것처럼 다시금 나를 잡아당겼다. 클래식의 음악은 그렇게 찬찬히 내 곁으로 다가와서 고향처럼 안기었다. 딸아이 역시나 음악에 몸을 맡기며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바로크 시대를 지나 칸타타음악에 이르는 그 길목에서 있었던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생존을 위한 음악도 있었고, 세속적인 몸부림을 노래하는 부분도 있었고, 왕좌의 자리를 위한 혁명과도 같은 음악도 같이 있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자연과 벗하며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음악도 있었다. 음악은 우리의 삶이었다. 음악을 듣기 전에, 음악에 등장하는 강아지 소리를 피아노 소리로 들려 준 강사님의 배려는 딸에게 보물찾기하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열심히 경청하며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손으로 강아지 몸짓을 여러 번 하는 모습을 내게 보였다. 강연을 마치고 ‘오르간’ 연주를 들려주신 음악가의 모습 또한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움과 신비함을 동시에 주는 시간이었다. 또한 악기의 구조에, 아이들은 놀란 토끼의 눈을 하고 마구 덤벼들었다. 이에 마을 어른들은 흔쾌히 그 자리를 내어주심을 주저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기특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기도 하셨다.

  길 위의 인문학은 총 12회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연과 음악탐방이 겸해 있었고, 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문구가 선뜻 나를 잡아 당겼다. 심정적으로만 좋게 느껴지는 음악, 조금은 더 알고 싶었고, 아이 때문에 갈 수 없는 강의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을 주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손자를 키우신다는 할아버지는 딸아이와 눈높이를 같이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우셨고, 동행한 동네 언니는 강의를 진행하신 분들의 섬세한 배려와 따뜻한 그들의 인성에 마음이 한결 녹녹해졌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시간에 몸을 맡기며 포근함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길 위에서 만난 인문학’은 따뜻한 시선, 세대 공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들을 알게 해 준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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