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중앙도서관 "詩詩한 인문학" 이상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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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성 16-11-03 13:57 조회464회 2016.11.03본문
참가자 후기 이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 조광일
아내의 권유로 우연히 파주시 중앙도서관에서 저녁 두 시간 정도, 두 번에 걸쳐 조해옥 선생님으로부터 재미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상’하면 학창시절부터 「날개」, 「오감도」, 「권태」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사람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라 생각됩니다. 다시금 중고등학교 학창시절로 돌아가 작품을 다시 접하니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우리는 흔히 이상의 시(詩) 「오감도」 라고 하면 어렵고 이상한 시라고 여겨 왔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상의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배경지식을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사물이란 배경지식이 없으면 어렵거나 이상해 보이는 법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반추해 봅니다. 이상은 1930년대에 살았고 그 시대에 주로 시를 썼기 때문에 1930년대 서울의 풍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면에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의 한 조각을 다시금 날려 보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파주중앙도서관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이상의 대표적인 소설 「날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요. ‘박제된 천재를 아시나요’로 시작 하는 날개의 첫 문장을 기억하시나요.
이상은 일제강점기의 작가로 그 당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시대적 아픔과 슬픔을 정면으로 직시하며 진솔하게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지식인으로서, 식민지 시대에 아무런 할 일이 없는 인생 낙오자로서의 고뇌를 내면적으로 묘사하려고 했고 의식행위의 정지로 인해 삶이 파편화 되어버린 존재로 살아가는 자기 모습을 그려냅니다. 아내의 매춘 행위로 인해 믿음의 상실과 생의 충동으로써의 눈물 또한 흘립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생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더 창공에 높이 날기를 희망합니다.
날개의 마지막 문장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아 보자구나. 한번만 더 날아 보자구나.” 그 시대 지식인의 고뇌를 이렇게 잘 표현한 소설은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이상의 수필 「권태」는 일본에서의 삶을 그려낸 수필입니다. 그는 일본을 기대하며 동경으로 갔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현실의 가혹함과 환멸뿐이었습니다. 그는 삶의 마지막을 폐병 환자인 채로 요절하게 됩니다. 이상은 병원에서 죽어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절망적인 상황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두 번째 강의 시간에 배웠던 이상의 「오감도」는 이상한 숫자가 나열된 그림처럼 보이는 시입니다. 그는 건축학도이며 그림을 좋아했고 해부를 배웠기에 조감도의 영향을 받아 이런 시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백화점(지금의 신세계백화점)을 구경하며 백화점 내부의 풍경과 외부 모습을 그렸으며, 인간의 불안감을 시로 표현 했습니다. 과학적 시선으로 육체의 한 단면을 해부하여 시로 표현하고 도형화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은 스스로 기존 전통을 깨고 나오는 근대적인 모더니즘의 작가이자, 자율적인 존재로써의 육체를 관념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유물론적으로 바라보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모두 시인 이상을 좀 더 알기 위해 실제적인 실습으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요?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이상의 많은 책들을 만나 보세요. 쉬운 만화책이나 어린이 책부터 시작해 이상의 글을 읽어 본 후에 본격적으로 그의 작품세계로 빠져 들어가면 우리의 내면세계가 좀 더 넓게 확장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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