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중앙도서관 "詩詩한 인문학" 윤동주 편
페이지 정보
양태성 16-11-03 13:53 조회422회 2016.11.03본문
참가자 후기
담백한 울림을 따라 만난 시인 윤동주 글 강미경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서시」를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중앙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만난 시인 윤동주는 설레었던 첫사랑의 기억과는 다른 두근거림으로 다가옵니다. 눈물 어린 참회와 서정성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안겨준 시인으로 이역만리 차디찬 감옥에서 27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소리 없는 울림의 시인 윤동주. 죽는 그 순간까지도 스스로의 삶에 끊임없이 괴로워했지만 죽는 날까지 진정으로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다간 영원한 청년 시인 윤동주를 만나는 시간 내내 행복의 색이 제 안에 가득가득 채워졌습니다.
도서관에서 강사님의 강의로 만나고, 청운동 문학관에서 흔적으로 만나고, 도서관에서 영화 「동주」로 다시 만난 시인은 빛바랜 자화상 속에서 걸어 나온듯한 모습을 흑백의 캔버스에 담아 화려함보다 더 충만한 담백한 삶을 살아왔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담백함 속에 스며있는 형언하지 못하는 고민과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마음이 시려옵니다.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의 윤동주문학관은 흐트러지지 않은 담담한 표정으로 찾아 온 발길들을 맞이했습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무겁게 무심결 속을 스며드는 모양새가, 고민하고 아파할수록 시 속으로 파고들었던 윤동주의 시와 꼭 닮아있었습니다.
말을 잃어버린 시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스스로에 대한 참회록을 오롯이 우리말로 써내려가며, 끝까지 조국의 독립을 향한 믿음을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지 않은, 맑은 영혼의 시인이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 오곡백화 만발하게 피었고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곳, 이 늙은 흑인의 고향이로다.”
윤동주 시인 덕분에 오랜만에 불러봅니다. 어린 시절 외엔 거의 객지에서 살았던 시인 윤동주가 즐겨 불렀던 노래. 저 역시도 중고등학교 때 즐겨 불렀던 노래로 버지니아가 고향인 흑인노예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불렀던 노래입니다. 시인 윤동주도 좋아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리움에 허기졌던 시인의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하니 감정이 울컥했습니다. 시인 정지용의 말처럼 ‘무시무시한 고독 속에서 죽은’ ‘29세가 되도록 시 한편 발표 한적 없이 죽어간’ 영원한 국민시인 윤동주가 내년이면 탄생 100주년입니다. 여전히 그를 잊지 않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시인 윤동주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처럼 눈부시게 하늘이 맑은 날에는 「별 헤는 밤」의 첫 대목인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라는 시 구절이 생각나며 윤동주시인이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도서관 길 위에서 만난 윤동주 시인의 말과 글 덕분에, 굶주리고 허기져 움직임을 잊었던 내 안의 언어들이 다시금 활발하게 춤추고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
첨부파일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