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교하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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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예 16-07-16 02:36 조회400회 2016.07.16본문
<걷는동네, 마을의 기록>
극심한 스트레스로 휴직 상태가 된 나는 무엇 때문에 바쁘게 살려고 애를 썼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생기고 삶의 질에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고, 동네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동네서점에 가보면서 우리마을의 여러가지 일들에 알아가는 시기에
가끔 책만 대출받던 교하도서관에서 유익한 강의도 많이 한다는 걸 발견. 그 중 길위의 인문학???
요즘 뜨는 인문학이란게 뭔가 궁금하기도, 각 강의의 주제도 흥미로워 처음엔 뻘쭘한 모습으로 청강했다.
박소현 서울대 건축과 교수님의 프로젝트 관찰에 대한 결과와 일상의 동네활동.
우리가 일상에서 하루 몇분을 걷는지, 얼마나 걷는지, 어디를 걷는지, GPS를 장착한 시민들의 데이터를 조사.
동네를 걷는다는 것과 동네를 본다는 것은 무슨 차이인지 흥미롭고 논리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일상적으로 다녔던 보행길,동네슈퍼,
학교주변, 공원 이런 장소들이 현재 나의 이유있는 생활 패턴이고 내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거.
강의를 들은후 두 다리로 더 많이 걷고 싶고 익숙한 길에 의미가 부여됐다.
뉴스타파 강민수 기자님의 점점 증가하는 1인 가구를 취재한 이야기
사회적 물리적 이유로 풍요롭지 못한 1인가구가 다양한 형태로 나름의 돌파구를 찾고 성공한 또는 그렇지 못한 사례들을 보여주며 과연 이 사회가 이런 1인가구를 보호할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도 1인가구가 될수 있기에 유쾌하면서 조금은 심도있는 전반적이고 다각적인 대책론을 의견나누며 들었다.
서촌에서 나고자라 서촌을 사랑하는 나머지 지역문화 알리미가 된 설재우 선생님의 강의
자신에겐 당연한 시장의 기름 떡볶이를 친구들이 신기하고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고 어! 우리동네가 특별하고 멋진곳이구나
깨달은 설재우선생님은 자신의 동네를 돌아보고 없어지는 것들, 없어지는 사람을 기록한다.
처음엔 동네 작은가게 주민들 이야기로 시작해 출처를 알수없는 골목길의 이름에 의문을 가지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에 대한
충격적인 역사를 알게된다. 흔적을 지우면 아픈 과거는 반복된다 생각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서촌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알리고 있다.
설재우 선생님의 서촌사랑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화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마을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힐링차 통영으로 잠시 요양갔던 남해의 봄날 출판사 정은영대표의 강의
정은영대표님도 통영을 알아보고자 간것은 아니었다. 공기좋은 곳에서 쉬려고 갔던 통영에서 너무나 많은 장인과 훌륭한 예술품들이 있다는걸 알게 됐고 기록도 보호도 되있지 않아 맥이 끊길 장인들이 안타까워 사비를 들여 통영의 장인지도와 문학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통영의 풍광, 맛집만 찾지 말고 그 지역에만 있는 그리고 유지되어야 할 문학을 외로운 사명감으로 지키고자 하는 행보에 존경심이 들었다.
젊은 시절 신촌의 외곽 뒷골목 조용하고 오래된 홍대골목에서 젊음을 보내고 지금도 홍대에서 일하고 있는 홍대앞 동네문학잡지 스트리트H 장성환대표님.
미대가 들어서며 유명세와 급격하게 발전하고 대기업 자본에 밀려 홍대주변 합정동, 연남동, 망원동까지 넓어지는 홍대문화 거리를 실시간(?) 발품조사에 의한 내용을 기록하며 담은 잡지 같지 않은 혹은 너무 예쁜 잡지를 만든다
홍대를 클럽과 소비의 거리로 비추기만 하는 기자에게 너희가 홍대에 대해 얼마나 알아 외치는 진정한 열혈 홍대맨이다.
광고나 후원없이 동네잡지를 만들수 있는 원동력은 아마 젊은시절의 나와 친구, 그리고 그곳에 있었던 예술인들의 흔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본으로 대로변이 장악되도 언제나 문화예술 공연이 열리는 골목 홍대문화를 알리고 소개하고자 하는 대표님의 열정은 홍대를 그저 젊음의 거리로만 인식하고 있는 나에게도 다른 여지를 준 강의였다.
파주교하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6번의 강의와 2번의 탐방은 내 마음 후미진 구석에 구겨져 있던 감성을 끄집어 냈고 내가 다니는
우리마을, 내가 사는 우리골목이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일상의 행복을 알진 못 할땐 여행을 통해 일상을 탈출하려 했고 소통의 부재를 느낄땐 TV를 켰다.
그러나 동네도서관의 우연한 강의는 나를 아끼는 법과 우리동네를 사랑하는 방식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 됐다.
매회 강의를 위해 많은 준비와 세심하게 신경 쓴 전은지 사서님도 무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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