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립북삼도서관]길위의 인문학 참가후기(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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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15-11-29 14:41 조회753회 2015.11.29본문
길위의 인문학 -동해시 지역의 지명유래와 설화 편-
최 선 희
전국이 메르스 여파로 원래 계획했던 날짜와는 달라진 일정과 비가 내릴까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화창하고 좋은 날씨 속에서 이루어진 강의와 탐방이었다.
지역탐방에 나서기 전 한중대 류재만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설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상이 신화다”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왔다. 옛날 동해 앞바다에서의 손꽁치잡이는 일상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과거의 그 일상적이 삶이 신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동해시는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로 중앙과는 먼 변방지역으로 지속적, 의도적으로 배제된 지역의 특성상 역사기록이 없는 지역이라 설화자료를 처음 모으기 시작할 때 17편에 불과했으나 두창구 교수님이 펴낸 동해시 지역의 설화에서는 100편이라는 많은 설화가 수록되었다고 하니 그간의 노력이 가늠이 되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교수님께서 이번 시간을 통틀어 장소성과 현재성에 대한 말씀을 하셔서 탐방 중에는 지역이 가지는 장소성과 현재성을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명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시간에서는 “지명유래의 다양성에 대해 인정하라”는 말씀이 다가왔고 동해팔경, 망상팔경 등의 말씀하실 때는 지역에 대해 알고 있는 기본지식이 너무 없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껏 살고 있는 곳, 발을 딛고 있는 곳임에도 너무 무심히 살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우리지역을 대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지역의 이름이 처음부터 이름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고 지명도 때로는 한자로 바뀌며 음차되기도 하고 좀더 아름답고 좋은 이름을 갖고자 하여 지역특성과는 상관없는 이름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버스에 오르면서 탐방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처음 도착한 곳은 약천마을이었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하는 시조구에 등장하는 곳을 이곳에서 찾아보는 시간과 약천세류를 뜻하는 우물 앞의 버드나무도 보고 약천 남구만 선생님의 영정을 보는 시간도 가졌다.
어찌 이렇게 좋은 곳을 늦게 만났는가 하여 “만우”라는 이름이 났다고 하셨는데 마을을 들어올땐 큰 넓은 길이 있고 보이지 않는 뒷길이 있는 곳이 옛사람들은 좋은 곳으로 일컬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우의 뒷길은 느릅재, 승지동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하셨다. 밤에 와서 이곳 솔숲에 누우면 별이 쏟아진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여름밤 이곳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괴란은 괴목과 난을 합해 이름 붙인곳이라 하셨는데 성황당 옆의 괴목으로 가리킨 나무 아래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있어 괴목이 도토리 나무일까 생각해 보았다.
모래를 채취하고 있는 논 한가운데 버스를 정차하고 내려 오른편으로 보이는 산쪽을 가리키며 “초구”라고 설명하시며 옛날 말을 기르던 목동들의 피리소리가 들렸다는 “초구목적”의 이야기, 송강 정철과 망상이야기를 들었고, 사문재를 바라보며 마평이라 이름 불리웠을 마을의 옛 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보며 요즘은 보기 힘든 논바닥의 우렁이를 보며 한동안 신기해했다.
점심시간에는 첫 인문학 강의 때보다 서로 알게 되고 눈에 익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야기도 많이 오고가는 시간이 되었다.
대진에서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방파제중간쯤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망상으로 가는 도로변에서는 서울대 연구소가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노고바위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설명을 들었는데 대진의 옛 이름이 클한(瀚)이 아닌 찰한(寒)의 한진에서 대진으로 바뀌게 된 이야기와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는 노고바위의 사연이 재미있었다.
회센터 앞으로 가기 위해 자주 지나쳤지만 그냥 지나가기만 했던 까막바위의 호장과 문어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지역 앞바다까지 왜구가 출몰하여 우리지역민을 괴롭혔다는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순서는 묵호등대였는데 때마침 동해국악원의 공연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맞물려 교수님의 설명을 듣기가 어려웠지만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탐방의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버스를 오르고 내리고 잠깐씩 설명을 듣기만 했는데도 어찌나 피곤한지 나만 그런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피곤한 표정이 역력했다.
수강생 입장에서도 그러한데 일을 준비하고 기획한 도서관 선생님과 관장님은 어떻겠는가 다시 한번 그분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와 손길에 고마움을 느끼고 감사드린다. 우리지역 동해시를 더 알게 되어 행복한 하루였다.
길위의 인문학 최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