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립북삼도서관]길위의 인문학 참가후기(김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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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15-11-29 14:23 조회694회 2015.11.29본문
길 위의 인문학을 마치며
-김인숙-
오월의 문턱에서, 겨울의 긴 터널 속에서 허우적대며 봄이 오고 있었다.
내 마음속의 우울이 웅크리고 있을 때 나를 찾아 길을 나섰다.
바로 길 위의 인문학 이었다.
바로 이것이야!
나는 그날부터 새로운 마음과 미지에 대한 궁금증은 안고 언제나 힘들어 하며 투정하던 내 마음과 동행하며 길을 나섰다.
첫날 홍나겸 선생님의 강의와 영상을 보면서, 가슴에서 뜨거움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신선한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박현기전 그리고 백남준 아트센터를 방문하여, 그들의 작품세계에 들어가면서 나는 잠시 이성을 잃었다. 내가 살아온 것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내가 알고 지낸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면서, 나는 겸손을 다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게 해 주었다.
내가 미쳐 생각지 못한 미디어와의 작품을 쉽게만 생각해 왔던 것이 미안하였다.
박현기 전의, 자연과 함께한, 돌, 나무, 물, 그리고 영상과 함께 어우러짐은 한편의 시사 드라마였다. 우리가 늘 옆에 있어 잊고 산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자연의 고마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백남준 아트센터에서는 우리의 상상을 깨뜨리고, 나를 맨붕에 빠지게 하였다.
세계에 널려 있는 작품의 일부라지만, 그 작품들을 연구하고 만들어 가면서 애쓴 흔적들이 아팠다. 혼자서 좋아한 일이지만, 한국의 얼과, 축제를 연결하여, 함께한 모두가 그리고 관중들과 한바탕 웃음으로 승화 하려한 것들이 절실이 묻어났다.
목소리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나를 증명하는 지문으로 모두가 어우러짐을 만들어가는 등 모든 것이 내 상상을 넘어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어 안타깝다.
나는 우리고장 탐방에, 메르스의 여파로 날짜변경으로 부득이 참석을 못한 점이 많이 아쉬움을 준다.
마지막 강연과 탐방은 봉평에서, 그것도 이효석 문학관에서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현장에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현장감과, 그 당시의 상황들이 재현되어 있어 그 시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착각이 잠시 들었다.
소설 속 장면과 그들이 지나갔었던 길들, 그리고 만개한 메밀 꽃 밭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 내가 그 꽃밭에 서 있었다.
이효석과 그 부인의 가족사는 가슴 아팠다.
좀 더 오래 살았으면, 더 좋은 시적인 글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주었다.
그곳에서의 추억은 아련한 메밀꽃처럼 무언가 아주 옛날 아지랑이처럼 꿈속에서 옛사랑을 만난,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을 두고 왔다.
나는 길 위의 인문학을 시작하면서 날마다 행복하였다.
내가 알고 있던 것에서, 보여 지는 것에서, 그리고 또 다른 미지에 대하여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우물 속 개구리에서, 길 위의 인문학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 신세계를 접한 기분이었다.
내가 만나본 그 분들은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그 시대에 앞선 지식과 사고를 가지고 당당히 맞서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꿈꾸며 노력한 그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는 내가 그분들은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라는 것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저 이 행운이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마지막으로 길 위의 인문학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수고하신 북삼도서관 강성운 관장님과 정현주님 그리고 이 기획이 나오기 까지 애써 주신 도서관 직원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년에 또 좋은 인연으로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