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립 공도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참가후기(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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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 15-11-13 11:52 조회372회 2015.11.13본문
최명희 문학관을 다녀오면서...
이 미 영
오늘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내린다.
한바탕 쏟아지고 난 뒤의 상쾌함을 기대하였건만, 또한 애간장 태우는 농부의 마음을 아랑곳 하지 않는 채 비는 대지를 외면하였다.
멀고 먼 초등학생때 소풍가던 전날의 들뜨기만 하여 잠을 설쳐대곤 하였던 어릴적 꿈많던 시절의 그때 그 기분이나 지금의 기분은 매 한가지로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하염없이 토해 내 보는 재잘거림과 수다는 평소의 나답지 않은 오늘의 내 기분이 어떠하였으리라 짐작하기에 충분하였다.
오늘의 답사 탐방지는 최명희 작가님의 문학관.
아름답고 고풍스런 전주 한옥 마을안에 들어서자 내 코끝의 후각을 자극하는 미묘한 냄새들...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던가? 때가 때인지라 점심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먼저 유명하다는 문어 꼬치를 맛보고... 기다랗게 줄을 서야만 맛 볼 수 있다는 전주비빔밥이 아닌 전주 칼국수와 맛깔스럽게 나온 깍두기, 그리고 후식으로 수제 초코파이와 잘 어울린다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에 여유로운 향기를 담아 나의 코와 입은 즐겁기만 하였다.
8~90년대를 풍미하셨던 최명희 작가님의 문학사랑은 남달랐던 것 같다. 학생때 부터 각종 문학상을 휩씀은 물론 여고3학년때 “우체부” 단편소설 장원을 비롯, 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쓰러지는 빛”이 당선되어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천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혼불”(제1부)이 당선, 이후 작가는 17년 동안 생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 드디어 세상의 빛으로 내놓은 “혼불” 5부(전 10권)을 집필하셨고, “혼불”은「우리말과 풍속의 보물창고로서 한국 문학의 한 차원 높은 지평을 제시한 빼어난 대하예술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셨다」는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님의 생가터 비석에 쓰여져 있듯이 우리는 그대가 자랑스럽답니다.
무엇이 그대로 하여금 “혼불”을 쓰게 하였는가?
잠시 고독한 질문을 던져 보며, 98년 12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갑니다” 라는 유언을 남기시고 영원한 영면에 들어 가신 작가님의 명복을 빌면서 기억 한편에 놓아 버린 읽다 만 “혼불”을 다시 읽어보아야만 될 그 무언가를 느끼며, 당신을 알았던 오늘의 행복이 길고 긴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아 있을 듯하다.
감사합니다.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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