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립 공도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참가후기(김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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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 15-11-13 11:41 조회400회 2015.11.13본문
길 위의 인문학을 마치며..
김분연
"50대는 찬란한 나이지"라는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그런 짧은 인연들과의 만남이었다. 길 위의 인문학이..
첫 날 박경리 선생님의 수업은 설렘에 부푼 가슴을 조금은 쓰라리게 해버린 실망스러움이었다. 강석경 선생님 나름대로 바쁘고 먼 길이셨겠지만 귀한 시간, 귀한 분에 대한 문학수업이었던만큼 더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잖아 있었다. 나만의 느낌이었는지 모르지만.
토요일 아침 작은 가방에 점심값만 챙겨들고 집 나서는 50대의 마음 속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밝은 아침 햇살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고, 살갗을 스치는 아침 바람은 나만을 위한 것이라 착각하기 충분했다.
원주 박경리 문학관에서 만났던 큰 어른 박경리! 존재감만으로도 그 분은 큰 산이었다. 입구에 한복 입고 방문객을 맞아주는 그 분의 동상! 치마폭 위에 앉아 사진찍는 호사는 방문객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삶의 고통 속에 잉태된 박경리 작품을 다 접하지 못한 나의 게으름이 후회되는 순간들.
그리고 "혼불"처럼 살다간 최명희 선생님의 흔적을 찾아간 전주! 어린 시절부터 삶의 짐을 지고 살았을 그녀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간간히 비가 흩뿌리는 전주 한옥 마을에서 아줌마 셋이 함께 맛본 팥빙수의 맛은 또 하나의 추억거리.
"어머니의 문학으로 본 나이듦의 미학 그리고 나"라는 호원숙 작가님의 수업은 가슴 한 곳 찌릿한 아픔을 공유했달까? 큰 나무 아래 그늘 속에서 힘겹게 자생하려는 어린 나무의 끝없는 노력이랄까? 하지만 부러웠다. 끝없는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노년의 엄마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오로지 나만의 엄마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을 누리신 호원숙 선생님이.
구리 박완서 선생님의 노란집을 방문하지 못 한건 이번 길위의 인문학의 가장 아쉬움이었다.
마지막 ‘전투적 자유주의자’라 표현된 나혜석!
‘정조는 도덕이 아닌 취미’라는 그녀의 말이 그녀의 삶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것 같았다. 1920~30년대 여성의 삶을 말로 표현한들 무엇하랴. 그 시대상황 에서 여성의 삶을 찾으려는 그녀의 외침은 가히 선구자적이었다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음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의 외침에 박수만 칠 수 없는 건 왜일까? 나를 찾기 위해, 나의 예술을 위해 ‘우리’를 지켜내지 못한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었다. 평탄하지 못했던 그녀의 가족울타리가, 피폐했을 그녀 생의 마지막이, 예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온 것이라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결과를 불러온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면서도 늦은 나이에 문단에 등단해 "박완서"라는 큰 족적을 남긴 박완서 선생님과, 같은 예술가로서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나 스스로 나혜석님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고 결론내려야할 이야기지만 말이다~~~
이제 수료식만 남겨둔 시점에서 ‘길 위에 인문학’ 2탄을 기다리는 것은 나만의 바램일까?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도서관 관계자 분들, 끝까지 최선을 다 해주신 이병희 사서님 감사하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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