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벗도서관] 3인 3색 근대 개항장 시청각 답사기(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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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복 15-11-06 14:20 조회552회 2015.11.06본문
「온고지신(溫故知新)」,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배창섭
사람은 사는 곳의 영향을 받습니다. 작게는 식습관부터, 크게는 가치관과 세계관까지, 사는 곳은 그 사람의 명함과도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1883년. 100여년도 훨씬 지난 그 시기에 우리가 사는 곳 인천은 세계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강제로 개항(開港)되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일제의 식민 지배의 고통과, 한국 전쟁을 참상을 통해, 근대의 기억은 어두운 역사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잊고 싶은 기억, 혹은 기억하기 싫은 역사가 되어버린 ‘근대’와 ‘동인천’은 낡고 초라해져 갔습니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꿈벗도서관은 인천에 살면서도 낯선, 인천 송월동 일대의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천 사람들에게는 동인천이라 통칭되는 그 곳입니다. 차이나타운과 각국의 조계지, 근대 개항장의 건축물과 유물로 이루어진 이 곳,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인천 사람들에게 조차 원 도심지역의 낡고 고루한 거리, 혹은 짜장면이나 닭 강정 등의 추억의 음식으로만 남아 있는 곳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본인조차도, 율목도서관과 꿈벗도서관에서 근 4년 동안 근무하며, 동인천의 낡음이 개항장 문화지구의 역사로 인식되기까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고백합니다.
동양의 격언 중에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다면, 영국 격언 중에는 “못 쓸 정도만 아니면, 그대로 써라(If it ain’t broke, don’t fix it)”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에서 지식과 지혜를 찾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에서 통용 되는가 봅니다. 언제부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십 수 년 전부터 수백 년 전에 이르는 문화제가 아닌 근대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국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런던 템즈강변의 재개발 프로젝트, 일본의 요코하마 도시재개발 프로젝트 등은 근대 건축물을 문화유산으로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북촌과 전주의 한옥마을, 강경-군산의 근대건축물 지구, 대구 근대 문화거리 등이 지역 문화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활성화 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의 근대문화유산 또한 중구의 근대 개항장 문화지구를 비롯하여, 동구의 배다리 마을, 남구의 우각로 문화마을 등지에 분포되어 다양한 사람들의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억이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의 기반이 되는 기억은 역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됩니다. 사실 인천에게 있어 근대의 기억은 좋지만은 않은, 기실 감추고 싶은 역사일 수 있습니다. 침략과 전쟁의 아픔은 사실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안주거리일 수 있겠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흔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기억과 역사가 우리에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들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어둡고 잊고 싶은 과거의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사람들은 다시금 그러한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다짐합니다. 이렇듯 아픈 기억과 감추고 싶은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고 그러한 장소를 답사하는 것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이러한 다크 투어리즘의 보고로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꿈벗도서관은 도서관과 지역 역사, 그리고 문화와의 접목을 지속적으로 지향하고 있습니다. 매년 시행하는 인문학 특강을 비롯하여,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등을 통해 지역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계층의 이용자들에게 다채로운 경험과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5년은 유네스코 지정 책의 수도로 인천이 선정되어 한 해 동안 다양한 독서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꿈벗도서관은 그 속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수 있는 여러분을 위한 꿈벗도서관이 되겠습니다.
“역사를 잊은 사람은 망하는 길에 접어든 사람이며,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다시금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홀로코스트 박물관 입구에 쓰여 있는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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