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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벗도서관] 3인 3색 근대 개항장 시청각 답사기(답사후기-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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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복 15-11-06 14:18 조회548회 20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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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벗도서관] 3인 3색 근대 개항장 시청각 답사기(답사후기-강주희)

인문학을 통한 중구 개항장 퍼즐 맞추기

 

강 주 희

 

책을 통해 꿈을 키워가고 벗이 되어 또다른 나를 찾아 발견해 가는 꿈벗 도서관! 이웃사촌 율목 도서관과 함께 나의 지적 탐구심을 채워주는 소중한 곳이다. 아름다운 이름만큼 좋은 책들도 많다. 인성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3층 건물의 3년 된 미니어처 도서관이다. 꿈벗을 아끼는 분들의 손길은 우리 집보다 아늑하며 깨끗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벽에는 마법의 책, 천사의 날개와 어린왕자 벽화, 개항장 사진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사서 선생님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참신한 기획력은 보너스 선물이다. 초창기에는 이곳을 모르시는 분이 많았지만 지금은 강좌 열기가 무섭게 정원이 마감되며 먼 곳에서도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선물 중에 중구 개항장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만든 뜻 깊은 사건들이 있다.

 

재작년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인문학 물결은 여러 도서관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꿈벗은 33색이라는 중구의 꽃 근대 개항장을 모티프로 지난해에는 8~10월까지 문학, 건축, 사진의 주제로, 올해는 영화, 음악, 음식으로 이어졌다. 1차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 부호 저택을 리모델링한 율목 어린이 도서관 2층에서 강의로, 2차는 강사님과 시민들이 현장을 탐방함으로써 길위의 인문학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개인적으로 개항장이라는 큰 그림을 바탕으로 6가지 퍼즐 조각을 맞추는 작업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 방대한 흐름의 물줄기는 6개 강좌가 씨줄 날줄의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개항장 퍼즐 맞추기 작업은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움과 즐거움이 공존했다. 인천 본토박이 7%에 해당되는 나는, 중구 자유공원쪽에 산 지 40년이 넘었다. 대학과 사회생활을 하던 긴 시간, 서울과 타지역으로 출퇴근하느라 정작 내가 사는 집주변과 중구 역사까지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 인문학적 소양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 원고 작업을 통해 그동안 강좌 들었던 것을 간단히 되새겨 보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인천을 대표하는 시인 김영승 선생님 강의는 등록문화재 제427호인 제물포 고등학교에서 진행되었다. 1935년 일제 강점기에 인천 중학교로 출발해 인천 지역사회 대형 집회 때마다 중요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김 선생님은 제물포고등학교 출신으로 인천의 화두를 거침없이 던지시며, 해박한 내용으로 나의 무지를 일깨워 주셨다. 근대는 산업혁명(18C)과 자본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로, 조선은 인천 제물포 강제 개항(1883)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한다. 당시 개항장에는 다양한 서구의 건축물과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문물이 들어서고, 역사가 되고 문화유산으로 남아 시민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있다. 각종 물류창고로 썼던 곳을 리모델링해 현재 한국 근대문학관과 아트플랫폼 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1930년대 근대문학의 흔적을 밟을 수 있고, 예술공연 및 축제가 많아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중구청 옆에 있었고 자유공원은 큰 놀이터였다. 현재 중구청 정원이 있는 곳을 마당삼아 아래쪽 근대 건축관과 제1은행 주변까지 아이들과 술래잡기, 오징어 놀이 등 해가 저물 때까지도 놀기 바빴다. “아뿔싸, 내가 신나게 마음껏 휘젓고 다니던 길목들 사이에 숨은 고통의 역사가 서려 있을 줄이야노란색 스트레치타일로 쌓은 중구청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되었으며 당시 건물의 골격 그대로 1층을 증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축가 손장원 교수님과 인천 개항장과 가장 닮은 군산의 곳곳을 비교 체험해 보았다. 특히 올해는 인문학 바람을 타고 군산을 찾는 발길들이 전보다 많아졌고 영화 촬영도 빈번해졌다. 일제 강점기의 수탈과 강제 노동, 징용 등 뼈아픈 역사의 현장들은 우리를 충분히 분노케 했다. 개항의 빛과 그림자라는 두 얼굴은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하지만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를 교훈 삼아 더이상 가슴 아픈 일들은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가 이영욱 교수님 강의를 통해서 핸드폰만으로도 독특한 풍경을 담을 수 있다는 것과, 사물의 대상보다는 사물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관점과 구도, 우리가 추하게 보는 대상들도 사실은 얼마나 귀한지, 낡고 촌스러운 빈티지가 갖는 인간적 향수와 따듯한 시선까지도 배울 수 있었다. 새로운 심안이 열려 중구의 고풍스런 풍경을 세심하게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나를 비롯해 참석자 분들의 사고 전환에 기여했다.

 

영화평론가 강성률 교수님과 인천 최초의 애관극장, 미림극장, 북성포구, 소래역사관을 찾았다. 북성포구 주변 대로 쪽은 많이 지나다닌 곳이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 본 것은 처음이었다. 작은 포구와 공장지대의 부조화스런 풍경은 사진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이곳이 60~70년대 영화 촬영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곳임도 알게 되었다. 인천을 대표할 수 있는 영화는 <파이란><고양이를 부탁해>가 있고 자유공원 주변은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80년대까지 성행하던 소래염전도 일제시대 때 형성된 것이다.

 

음악평론가 나도원 선생님의 강의는 인천분도 아니신데,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끼게 해주셨다. 그동안 일본가요에서 유래된 우리나라의 트로트가 일제 강점기 인천에 뿌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2차 음감회는 율목 어린이도서관 정원에서 진행되었다. 민중가수 연영석 싱어송라이터와 나도원 선생님이 함께 해주셨는데 삶의 애환에서 묻어 나오는 가사가 심금을 울렸다. 마지막 간절히라는 곡을 부를 때 모든 에너지를 100% 이상 쏟아주셔서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이 분의 음악은 2006년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 날 좀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번 인문학 강좌의 대미를 장식한 근대개항장 미식회 강좌는 요즘 쿡방의 열기와 함께 화룡정점이었다.

음식은 또다른 생명과 약으로 우리의 오감을 가장 먼저 자극한다. 이 강좌는 최희영 작가님이 맡아주셨는데 영화와 음악 강좌에도 참석 하시며 우리와 긴 여정을 함께 하셨다. 인천 음식에 대한 인문학 강의는 우리들만 듣기에는 진심 아까웠다. 그만큼 작가님이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연구한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셨기에 그 감동의 무게는 진하다. 인천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은 냉면, 짜장면, 닭강정, 밴댕이회가 있다. 이 음식들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그 당시 시대 상황과 지역, 역사, 사회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쉬운 예로 일제강점기 인천역 주변에 현재와 같은 밀가루 공장이 있었기에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을 쉽게 접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점이다. 중구 개항장 주변, 차이나타운의 공화춘, 동구의 순댓국 거리, 배다리 시장, 화평동 냉면, 신포 국제시장과 골목 칼국수, 삼치거리까지 걸었다. 중구 숨은 이야기들과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한 70대 고령의 이 선생님 추가 설명까지 더해져 우리 머리와 가슴속 저장 공간이 넘쳤다.

 

한국 최초의 서구식 만국 공원 자유공원에 무지개 다리라는 홍예문 아래 꿈벗 도서관이 있다. 어릴 적 홍예문을 들락거리던 사람이라면 메아리를 들으려고 지날 때마다 소리를 크게 지르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화강암으로 쌓은 아치형 동굴에 곱게 물든 담쟁이와 들꽃들이 정겹다. 그런데, 인문학 강좌를 통해 이곳은 일제 강점기, 창고의 물류들을 동인천역으로 가장 빠르게 운반하기 위한 통로인 동시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동 착취의 현장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물포 개항도 한양(서울)으로 진입하기 위한 최단 관문이기에 역사, 정치, 경제, 지리적으로 중요했다.

 

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이다. 최근 독립운동을 다룬 천만 관객동원 영화 <암살>을 인상 깊게 보았다. 나의 베스트 영화에 당연히 포함시키고 싶다. 역사, 사랑, 조국애, 배신, 유머, 여백의 미와 완성도 높은 배우들의 연기합에 멋진 음악까지 어우러졌다. 다음 장면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으로 몰입도 최고다.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하는 영화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중구 근대 개항장을 천천히 돌아본다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질 것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의 울림은 대단했다. 책과 TV, 학교, 박물관, 도서관에서 지식으로만 느꼈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기다보면 감사가 저절로 나올 것이다. 나와 우리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그동안 꿈벗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동북아 허브의 도시 인천, 중구에 대해 살아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한껏 받아들이는 기회를 가졌다. 인문학을 통해 의미있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중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까지 커졌다. 앞으로도 중구 개항장을 변치 않는 애정으로 관련 퍼즐을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가겠다. 끝으로 '+location_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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