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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남부도서관] 울산소금을 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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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숙 15-10-31 09:50 조회643회 20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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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남부도서관] 울산소금을 캐다

울산소금을 캐다

 

  길 위의 인문학은 신세계로의 여행 같다. 도서관에서 길을 나설 때는 책 속에 갇힌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찾아가지만 실은 책 속에 담기지 않은 숨겨진 내용을 더 많이 찾아서 돌아온다. 사람들에게 그리운 고향을 찾아주고 지워진 기억도 복원해준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울산남부도서관에서 실시한 길 위의 인문학 주제인울산소금에 대해 3차례 작가의 설명과 현장탐방이 지난주에 모두 끝이 났다.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울산에는 염전이 있었고, 울산자염의 품질과 맛이 아주 뛰어나 경상도는 물론 멀리 강원도 정선, 원주 등지에까지 아낙들이 팔러갔다는 사실을 이번 탐방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울산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을 이롭게 하는 땅, 대지의 어머니이다. 이전에 달천에서는 쇠를 녹였고, 4(삼산, 명촌, 돗질, 마채)염전에서는 소금을 구워내었으나 1960년대 공업도시가 되면서 모두 자취를 감추고, 이제 산업중심도시로 한국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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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신이 내린 은혜로운 땅이다. 소금이 있는 땅이야말로 인간이 살 수 있는 축복받은 땅인 것이다. 5개월에 걸쳐 울산소금 이야기, 소금의 땅 울산보부상, 울산염전이야기 3대 주제에 대한 설명과 오지마을소금길, 반구대소금길, 울산해안소금길 3차례 울산소금길 탐방을 통해 울산의 숨겨진 보물 소금을 캐내었다는 벅참과 놀람으로 가슴이 뿌듯하다. 이러한 보물은 몇 년간 미친 듯이 발품팔고 당시 그 일을 해왔던 사람들을 수소문하며 찾아다녔던 배성동작가가 아니었다면 그냥 묻혀버렸을 이야기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것이고 양반중심의 역사라서 민중의 이야기는 기록에 잘 남아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것을 열성적으로 발굴해낸 작가의 노력과 공로에 대해 울산시민이라면 진정으로 고마워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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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탐방(6.11.) 오지마을 소금길은 착한 사람이 산다는 선필마을, 말구부리고개, 탑골, 성지둘레길, 소호고개로 넘어가는 닭알집골, 가매달계곡 등 등염쟁이 소금장수가 소금 내러 다니던 길이였다.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가면서도 힘들 즈음에 길가에 지천인 산딸기를 푸지게 따먹었고, 가는 도중 소금알갱이 열매가 달린다는 붕나무(소금나무)에 대한 설명도 듣고, 네입크로바도 찾으며 고사리와 취나물과도 눈 맞추었다. 고개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길에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소금장수 이야기 끝에 작가님이 갑자기 시낭송을 청해서 장석주의소금을 낭송하였더니 일행들도 가쁜 숨을 멈추었다. 2차 탐방(7.25.)은 필자와 시간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고, 3차 탐방(10.21.)은 명촌 염전(갈대밭), 울산대교, 장생포고사염분개, 개운포성지, 마채염전, 한주소금까지 울산해안소금길 4대 염전을 탐방하였다. 지금은 거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고 지형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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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하차한 명촌 염전은 훤칠하게 자란 억새군락지로 장관을 이루었고, 울산대교에서 내려다본 울산항의 모습과 염전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항강 마채염전의 모습은 아렴풋이 남아 있었지만 그냥 방치되어있는 쓸모없는 땅처럼 보였다. 다행히 염전이 있었던 이 부근에 한주소금이 들어선 것도 예사롭지가 않으며 여기서 우리나라 제일가는 정제염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견학을 통해 대다수 사람들의 한주소금에 대해 가졌던 편견은 오해와 진실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탐방에서 돌아와 선물로 받은 한주소금과 몽고간장으로 간을 해보니 과연 음식 맛이 정말 깔끔하고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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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에는 모든 역사가 들어 있다. 흙과 물이 만나야 염밭이 만들어지는데 울산은 염전이 들어서기 위한 입지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다 한다. 예부터 영남서 살기 좋은 곳인 좌도 울산과 우도 김해(명지)는 모두 소금 생산지며, 울산 소금의 역사는 대략 1,5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초에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말씀처럼 인간 삶의 근간은 소금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돌 아니 보석이다. 그리고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소금을 먹는다. 소금 알갱이 하나에는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 역사와 문화, 염부의 땀과 혼이 녹아 있고 소금장수의 땀과 한이 서려 있으며, 고단한 삶의 여정이 울산해안에서 오지마을까지 숨겨져 있다. 지금까지 우린 서해안 천일염을 제일로 알고 그걸 먹고 살았다. 소금 맛은 하늘이 결정한다고 하는데 토판에다 염수를 담아 인고의 시간을 보태어 쓴 맛과 떪은 맛을 없앤 그 옛날의 울산자염이 왜 이리도 그리워질까. 정말 힘들게 찾아낸 울산소금, 이대로 바닷물에 그냥 녹여버리거나 내버려두어선 정말 안 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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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소금은 울산의 긍지이고 자부심이며 우리가 가진 소중한 문화자원이다. 울산시민 모두가 이를 향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울산염전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재현하여 학생들에겐 체험교육장으로 시민들에겐 관광코스로 스토리텔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브랜화하여 울산의 새 이미지를 창출하는 절호의 찬스로 삼았으면 한다. 올해 남부도서관의 울산소금을 주제로 한 길 위의 인문학은 울산의 보물 소금을 찾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고 배성동작가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울산사람들이여 싱겁지 않고 간간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시간 누리시라. 장구한 세월 뒤에 언젠가는 이 땅이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올지 누구도 모를 일이고, 예전의 염전도 다시 복원될 수 있으리라는 가녀린 희망도 가져보며 모두 울산소금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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