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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도서관] 어둠속의 대화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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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도서관 15-09-18 10:01 조회578회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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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도서관] 어둠속의 대화를 다녀와서

배미영

 

 

한 줌의 빛도 없는, 정말이지 눈을 떠도 감은 것과 마찬가지인 완전한 어둠속에서 10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오로지 시각 외의 온 감각을 동원해 내 주위와 사물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에 처음에는 조금 긴장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특히 예전에 깜깜한 숲길에서 길을 잃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 때 느꼈던 공포감을 또다시 느끼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로드마스터님의 편안한 목소리와 친절한 안내를 통해 (평소라면 전혀 가능하지 않은)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배를 타며 물위를 질주하다 물보라도 맞아보고,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여러 물건들을 직접 만져보면서 동행한 여러 사람들과 이것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맞혀보기도 하고 또 툇마루에 편안히 누워 주변의 공기도 느껴보면서 평소 눈으로 보면 느낄 수 없던 것들을 몸으로 직접 깨닫고 느끼는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였습니다. 그리고 깜깜한 공간에 같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 서로 더듬거리며 길을 찾기도 하고 또 한 팀이 되어 게임도 하며 서로를 함께 믿고 의지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참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특히 동행했던 시각장애인들이 보고 느끼는 세상을 이번 <어둠속의 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체험해보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그들의 어려움과 불편함이 어쩌면 모든 일상생활의 매순간이 엄청난 절망과 고통일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00여분의 시간의 끝자락에 알게 된 또 다른 놀라운 반전

우리를 어둠속에서 안전하게 이끌어 주었던 로드마스터님이 다름 아닌 나와 동행한 시각장애인이였음을 알게 되면서 그들에 대한 나도 모르는 또 다른 편견이 있었음과 동시에 자신감 넘치게 일하는 로드마스터님의 모습이 존경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번 <어둠속의 대화>를 통해 평소 아무렇지 않게 누렸던 제 삶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하고도 특별한 시간이였습니다.

 

어둠 =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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