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문화정보도서관] 김유정 문학촌을 탐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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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주 15-09-11 10:19 조회605회 2015.09.11본문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서의 길위의 인문학 세번째는 김유정 문학관에서 강의 듣고 문학관과 김유정 소설의 대부분의 장소로
등장하는 실레마을을 걸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유정은 참 진실되고 삶에의 애정을 끝까지 놓치 않으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사람 같다. 나는 독서회에서 지난 해와 금년 이곳에 오기 전에 두 번에 걸쳐 김유정의 소설과
삶을 회원들과 나누어서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김유정은 호가 없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한문을 많이 배우고 잘 알았던 그가 소설 속에서는 토속적인 말들을 한글로만 기록했다는 점에서 왠지 참 진실을 추구했을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고상하고 품격있는 언어로 내 글을 좀 더 멋스럽게 만들기 위해 늘 애쓰고 있는 나와는 확실히 달라보인다.
' 언어의 빛을...' 라고 혼자 되뇌이기도 하는 나에게 글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일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진정한 품격을
갖지 못해 안달하곤했다. 그런 면에서 짧고 해학적이며 따스함이 배어있고 재미를 더하면서 그 느낌이 오래가는 그의 글들은
글 쓰기를 사모하는 한 사람으로서 부러움을 갖게 만든다.
나는 어떤 인물을 배울 때 삶과 업적뿐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한다. 훌륭한 분이 오래 사시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많이 끼쳤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아.....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많이 들었던 문학인 김유정은 29세에 병으로
생을 마치셨다. 그는 31편의 단편소설을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남겼는데 그 중 우리가 잘 아는 것들이 봄.봄과 동백꽃이다.
두 소설 다 젊은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그리고 있는데 실레마을 곳곳에는 그러한 소설들과 그의 삶에 대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만무방이라는 중국요리집, 김유정이 야학을 열고 가르쳤던 금병산 아래의 금병의숙자리, 점순이의 집이 있었다는 곳,
응칠이라는 주인공이 머물렀던 산 기슭 등등....
강원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에게 끝없는 녹색 숲.. 마음을 위로해주고 많은 이야기를 들어줄 것같은 나무들은 보기만해도
반가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금병산도 낯설지 않고 내가 학교 다니던 거인같은 숲처럼 보였다. 마지막 일정으로 실레마을을
한 번 돌 때 나는 다시금 시골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물씬 받게 되었다. 시골 생활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것 같았다. 김유정도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여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소설 속에 담아내어 이렇게
지금의 우리로 하여금 소설의 인물들과 좀 더 교감을 하기 위해 이렇게 찾고 있지않은가?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것이 좋은게 그런것 같다. 직접 그 장소에 가서 그들의 삶을 느끼고 공감해 보는 것....
소설 속에 들병이이야기가 나와 정말 그런 비참한 삶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곳에 가서 그 실레마을 길을 걸으니 그럴 수
있었겠다는 생각과 그들의 생활이 생존의 본능외에 더 신경쓸 수 없었던 시대적 고통도 느껴졌다.
김유정 소설에 남녀 간의 사랑이 나오는데 그것은 어쩌면 그의 아픈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따스함이 전해지는 지도 모른다.
젊은 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거절받는 상처 나도 겪은 일이라 그의 사랑에 대한 열정과 아픔이 공감된다.
또한 그럼에도 다시 자신의 할 일을 찾고 필승이라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 편지를 마지막으로 남기면서 삶의 끈, 희망을 놓지 않았
던 것을 생각하며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자신을 이기는 길이기 때문에....
좌절할 상황에서 끝까지 삶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부여잡고 있다면 그는 보지 않아도 성공한 인생을 산 사람.....
만약 오늘 이 시대에 김유정이 살았다면 그는 자신을 무너뜨릴 어떤 경제적 어려움, 사람에 대한 실망, 사랑에 대한 고통,
자신의 연악함에 대한 온갖 정신적 공격들에서도 끝끝내 이겨내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 살았을 것이다.
그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을 틀림없이 아름다운 결과로 그이 삶을 드러내어 향기로운 영향을 주변에 끼쳤을 것이다.
매일 두는 바둑에서 우리 아이에게 져서 결국 일주일에 1회 배우러 다니기로 했다.
바둑이라는 것이 자꾸 돌을 상대방에게 따 먹히다보면 나중엔 어떻게 해도 길을 알 수 없어 속상한 마음을 속인채
이것 저것 다 주게 되어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던데 요즘 바둑에 몰두해서인가 김유정이 일제강점기라는 힘겨운
시대에 자기 힘을 펴지 못하고 재산이며 사랑이며 꿈이며 배앗겨 가는 때에도 죽을 때까지..... 끝까지 삶에의
열정과 애정을 담아 남긴 글과 그러한 자세에 대해 무엇보다 깊은 존경심을 갖는다.
그의 글 때문이라기보다 그의 삶의 태도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