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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천양희 글] 씹고 뱉는 희망이 비록 상처보다 더 누추하게 될지라도 마음만은 내일에 같이 놓고 싶었다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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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천양희 글] 씹고 뱉는 희망이 비록 상처보다 더 누추하게 될지라도 마음만은 내일에 같이 놓고 싶었다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삶이 고통스럽거나 괴로울 때, 씹고 뱉는 희망이

비록 상처보다 더 누추하게 될지라도

마음만은 내일에 같이 놓고 싶었다. 그래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중에서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가장 매혹당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사상사(2001.7.2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④

[푸슈킨,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천양희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231쪽에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푸슈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젊고 달콤한 희망에 숨쉬며

언젠가 영혼이 썩는 육신에서 빠져나와

한결같은 그리움, 기억, 사랑을 끝없는 창공으로

가져간다고 믿는다면……

 

맹세코! 난 오래전에 이 세상을 버렸으니

삶을, 흉한 우상을 부수고

자유와 즐거움의 나라로 떠났으리

죽음이 없고, 편견도 없는 나라,

오직 창공의 순수함 속에 그리움만이 흐르는 그곳으로……

 

그러나 이 바람은 헛것이고 무력한 것을

내 이성은 고집스레 내 희망을 경멸하고……

무덤 뒤 나를 기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연 아무것도 없다고!

그리움도, 첫사랑조차도!

무섭다……?

슬프게 다시 삶을 바라보며

나는 오래 살고 싶어진다.

내 우울한 영혼 속에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감추어져 오래 불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