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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 준 온몸의 목소리/ 맹문제 글] 나는 (눈)을 읽어 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아주 단순한 시였지만 시인의 당찬 목소리가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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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 준 온몸의 목소리/ 맹문제 글] 나는 (눈)을 읽어 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아주 단순한 시였지만 시인의 당찬 목소리가 ...

[나를 지켜 준 온몸의 목소리]

 

나는 ()을 읽어 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아주 단순한 시였지만 시인의 당찬 목소리가

내 귀를 울리는 것이었다. 시를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기침을 하자,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

 

문학사상사(2001.7.2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④

[김수영, <>맹문제 나를 지켜 준 온몸의 목소리’ 107쪽에서]

 

 

 

<>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