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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운명적인 사랑, 조국/ 김남조 글] 어쩌면 구극(究極)에까지 이를 ... 비애롭고 숙연한 조국인식이리라.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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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운명적인 사랑, 조국/ 김남조 글] 어쩌면 구극(究極)에까지 이를 ... 비애롭고 숙연한 조국인식이리라.

[한평생 운명적인 사랑, 조국]

 

이 작품은 쓸쓸하다. ‘한국의 역사를 바라볼 때,

혹은 노래하려 할 때 결코 면할 수 없는

만감의 쓸쓸함. 어쩌면 구극(究極)에까지 이를

쓸쓸함은 한국인 우리 모두가 체험하고 간직하는

비애롭고 숙연한 조국인식이리라.

 

문학사상사(2001.7.2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④

[서정주, <역사여 한국 역사여>김남조 한평생 운명적인 사랑, 조국’ 51쪽에서]

 

 

 

<역사여 한국 역사여>

                                 서정주

 

역사여 한국 역사여.

흙 속에 파묻힌 이조백자 빛깔의

새벽 두 시 흙 속의 이조백자 빛깔의

역사여 역사여 한국 역사여.

 

새벽 비가 개이어 아침 해가 뜨거든

가야금 소리로 걸어나와서

춘향이 걸음으로 걸어나와서

전라도 석류꽃이라도 한번 돼 봐라.

 

시집을 가든지, 안상객(上客)을 가든지,

해 뜨건 꽃가마나 한번 타 봐라.

내 이제는 차라리 네 혼행(婚行) 뒤를 따르는

한 마리 나무 기러기나 되려 하노니.

 

역사여 역사여 한국 역사여.

외씨버선 신고

다홍치마 입고 나와서

울타리가 석류꽃이라도 한번 돼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