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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그 서럽고도 황홀한 꿈/ 고재종 글] 원고지에 가는 만년필로 섬세하게 적어 보내 준 그 시는 ... 내 눈을 환히 열리게 하는 시였다.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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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그 서럽고도 황홀한 꿈/ 고재종 글] 원고지에 가는 만년필로 섬세하게 적어 보내 준 그 시는 ... 내 눈을 환히 열리게 하는 시였다.
[주막, 그 서럽고도 황홀한 꿈]
원고지에 가는 만년필로 섬세하게 적어 보내 준
그 시는 한마디로 그때의 내 눈을
환히 열리게 하는 시였다.
문학사상사(2001.7.2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④
[백석, <주막(酒幕)>|고재종 ‘주막, 그 서럽고도 황홀한 꿈’ 17쪽에서]
<주막(酒幕)>
백석
호박잎에 싸 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모알상이 그 상 위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뵈였다
아들 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꾼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