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호현찬 글]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2017.04.07
636
관련링크
본문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호현찬 글]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그는 마음이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리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문학사상사(1999.10.1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③
[박용래, <자화상(自畵像) 1,2>|호현찬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223쪽에서]
자화상(自畵像) 1
박용래
파초(芭蕉)는 춥다
창호지 한 겹으로
왕골자리 두르고
삼동(三冬)을 난다.
받혀 올린 천정이
갈매빛 하늘만큼 하랴만
잔솔가지 사근사근
눈뜨는 밤이면
웃방에 앉아
거문고줄 고르다
아마 마주댄
희부연한 고샅길.
파초(芭蕉)는 역시 춥다.
시렁 아래 소반(小盤)머리.
자화상(自畵像) 2
한오라기 지풀일레
아이들 놀다 간
모래성(城)
무덤을 쓰을고 쓰는
강둑의 버들꽃
버들꽃 사이
누비는
햇제비
입에 문
한오라기 지풀일레
새알,
흙으로
빚은 경단에
묻은 지풀일레
창을 내린
하행열차
곳간에 실린
한 마리 눈(雪) 속 양(羊)일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