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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호현찬 글]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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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호현찬 글]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그는 마음이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리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순백한 영혼을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문학사상사(1999.10.1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③

[박용래, <자화상(自畵像) 1,2>호현찬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인생’ 223쪽에서]

 

 

 

자화상(自畵像) 1

 

                       박용래

 

파초(芭蕉)는 춥다

창호지 한 겹으로

 

왕골자리 두르고

삼동(三冬)을 난다.

 

받혀 올린 천정이

갈매빛 하늘만큼 하랴만

 

잔솔가지 사근사근

눈뜨는 밤이면

 

웃방에 앉아

거문고줄 고르다

 

아마 마주댄

희부연한 고샅길.

 

파초(芭蕉)는 역시 춥다.

시렁 아래 소반(小盤)머리.

 

 

자화상(自畵像) 2

 

한오라기 지풀일레

 

아이들 놀다 간

모래성()

무덤을 쓰을고 쓰는

강둑의 버들꽃

버들꽃 사이

누비는

햇제비

입에 문

한오라기 지풀일레

 

새알,

흙으로

빚은 경단에

묻은 지풀일레

 

창을 내린

하행열차

곳간에 실린

 

한 마리 눈() 속 양()일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