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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잡고 있는 부모의 문고리/ 이인구 글] 내리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 아기는 무조건 천사니까…….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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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잡고 있는 부모의 문고리/ 이인구 글] 내리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 아기는 무조건 천사니까…….

[아이가 잡고 있는 부모의 문고리]

 

내리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더구나 아기들의 경우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아기는 무조건 천사니까…….

 

문학사상사(1999.10.1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③

[윤제림, <한동안 그럴 것이다> 이인구 아이가 잡고 있는 부모의 문고리’ 153쪽에서]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름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저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들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름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