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공지
[누구인들 지친 길손일지니/ 조양욱 글] 조문 은... 차라리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이요, 어머니에게 바치는 마음의 시였다.
2017.03.15
701

본문

[누구인들 지친 길손일지니/ 조양욱 글] 조문 은... 차라리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이요, 어머니에게 바치는 마음의 시였다.

[누구인들 지친 길손일지니]

 

조문 은 이들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장이겠건만

나에게는 결코 그렇게 여겨지지가 않았다.

그것은 차라리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이요,

어머니에게 바치는 마음의 시였다.

 

 

문학사상사(1999.10.1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③

[이문재, <노독)> 조양욱 누구인들 지친 길손일지니’ 121쪽에서]

 

 

 

 

<노독>

             이문재

 

어두어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