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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精子)들의 무서운 질주/ 마광수 글] 적극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 이런 대칭적 관계들이 ... 생태계가 유지되는 근본 원리인 것이다.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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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精子)들의 무서운 질주/ 마광수 글] 적극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 이런 대칭적 관계들이 ... 생태계가 유지되는 근본 원리인 것이다.

[정자(精子)들의 무서운 질주]

공격과 수비, 지배와 복종, 들이밈과 받아들임,

적극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

이런 대칭적 관계들이 바로 자연의 법칙이며

생태계가 유지되는 근본 원리인 것이다.

☞ 무의식에 내재돼 있는 성적 욕구를 의도적으로 상징화하여 전체적 통일성을 획득한 시의 예로, 이상의 <오감도(烏瞰圖)>를 들수 있다. ……. 이상의 작품은 내용보다는 난해성으로 하여 더욱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오감도> 역시 그 난해성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평자들에 의해 구구한 해석이 시도되어 왔다. 이 작품에 대한 가장 상식적인 해석은 “이상이 살았던 시대와 상황이 가져다 주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무상성(無常性)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이러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는 ‘13’이라는 숫자의 사용과 ‘무서워하는 아해’의 반복적인 표현이다. ‘13’은 서양 사람들에게는 가장 불길한 숫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공포의 대상이 된다. ……. 그러나 이상의 일생과 그가 남긴 작품들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이 시가 애국시나 저항시라는 설명은 좀 무리가 있는 듯싶다. 이상은 일문(日文)으로 된 작품을 많이 썻으며, 특히 그의 시 전반에 흐르고 있는 기본적인 주제는 성과 잠재의식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이트의 범성욕설(汎性慾設 )에 크게 심취했던 것 같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식민지적 현실이나 정치적 상황 같은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실존의 문제였다. (마광수, 115~116쪽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