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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빛/ 김윤식 글] '한'이란 무엇이겠는가. 팔다 남은 생선 눈깔의 빛은 오뉘를 둔 에미의 마음이다.
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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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빛/ 김윤식 글] '한'이란 무엇이겠는가. 팔다 남은 생선 눈깔의 빛은 오뉘를 둔 에미의 마음이다.
[서정적 빛]
'한'이란 무엇이겠는가.
팔다 남은 생선 눈깔의 빛은 오뉘를 둔 에미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감각화되어 빛의 덩어리로 된 것,
그것이 생선의 눈깔이 아니겠는가.
문학사상사(1999.10.15.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③
[박재삼|<추억(追憶)에서 67>/ 김윤식 ‘서정적 빛’/ 17쪽에서]
<추억(追憶)에서 67>
박재삼
보주(普州)장터 생어물(漁物)전에는
바다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보주남강(普州南江) 맑다 해도
오명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