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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돌리는 일상의 힘/ 이미례 글] 영화는 감독이 치밀하게 계산한 영상언어들 속에서 관객과 교감을 주고받으며 감동과 충격을 준다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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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돌리는 일상의 힘/ 이미례 글] 영화는 감독이 치밀하게 계산한 영상언어들 속에서 관객과 교감을 주고받으며 감동과 충격을 준다

[지구를 돌리는 일상의 힘]

 

시인들이 자신의 감정과 가치관을 응축시켜

표현한 시어들처럼 영화는 감독이 치밀하게 계산한

영상언어들 속에서 관객과

교감을 주고받으며 감동과 충격을 준다.

 

문학사상사(1999.5.20.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②

[최승자<어떤 아침에는>/ 이미례 지구를 돌리는 일상의 힘’/ 159쪽에서]

 

 

 

 

어떤 아침에는

                         최승자

 

어떤 아침에는, 이 세계가

치유할 수 없이 깊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

 

또 어떤 아침에는, 내가 이 세계와

화해할 수 없을 만큼 깊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

 

내가 나를 버리고

손 발, 다리 팔, 모두 버리고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숨죽일 때

속절없이 다가오는 한 풍경.

 

속절없이 한 여자가 보리를 찧고

해가 뜨고 해가 질 때까지

보리를 찧고, 그 힘으로 지구가 돌고 ……

 

시간의 사막 한가운데서

죽음이 홀로 나를 꿈꾸고 있다.

(내가 나를 모독한 것일까.

이십 세기가 나를 모독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