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공지
[가을 숲에서 부르는 영혼의 노래/ 박인수 글] 아낌없이 내일을 준비하는 한결같은 계절의 모습을 그려 보며, ... 자연에 순응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2017.02.03
796

본문

[가을 숲에서 부르는 영혼의 노래/ 박인수 글] 아낌없이 내일을 준비하는 한결같은 계절의 모습을 그려 보며, ... 자연에 순응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가을 숲에서 부르는 영혼의 노래]

 

아낌없이 내일을 준비하는

한결같은 계절의 모습을 그려 보며,

나 역시 늘 최선을 다하되 자만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어 자연에 순응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문학사상사(1999.5.20.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②

[김문희<가을 숲에서>/ 박인수 가을 숲에서 부르는 영혼의 노래’/ 85쪽에서]

 

 

 

 

<가을 숲에서>

 

         김문희

 

가을 숲에 서면

나무들의 옷 벗는 소리가 들린다.

 

한시절 살아온 말없던 삶이

빛바랜 세월을 털고

이 가을, 나무는 정직한 맨몸으로

찬바람 속에 선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확실한 것이던가.

추수의 마차들이 숲을 지날 때

지난 여름의 셈은 끝나고

돌아오라, 고독한 자유여,

나무는 저마다 혼자서

가을 햇살에 몸을 씻노니.

바람이 올 때마다 아픈 손을 흔들어도

가을 하늘 높이에서 아득한

그리운 이름

슬픔으로 수액을 말리고

메마른 육체를 쓰다듬어

겨울 문턱에 서서

니무는

그 싱싱한 내일을 위하여

이 가을, 말없이 옷을 벗는다.

 

가을 숲에 서면

나무들의 아픈 숨소리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