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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수록 은근한 가락/ 박재삼 글] 소월의 걸작은 우리 말의 리드미컬한 맛을 살리고 있다는 것에서 단연 뛰어나다
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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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수록 은근한 가락/ 박재삼 글] 소월의 걸작은 우리 말의 리드미컬한 맛을 살리고 있다는 것에서 단연 뛰어나다

[외로울수록 은근한 가락]

 

소월의 걸작은 우리 말의 리드미컬한

맛을 살리고 있다는 것에서 단연 뛰어나다.

우리 신시(新詩)의 역사가 얼마 안 된

일천(日淺)한 시기에 그런 뛰어난 천재를 얻은 것이

우리로서는 더없이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학사상사(1999.5.20. 초판),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②

[김소월/ 박재삼 외로울수록 은근한 가락’/ 27쪽에서] 

 

 

        김소월

    

산새도 오리나무

우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 넘어 갈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잊었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우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