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사례집
공지
6.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2015.12.15
1,428

본문

6.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옛길걷기 인문학 [6]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시청의 전화안내를 받고 찾아간 자리에는 실제 옛 주막이 복원되어 있었으며 ‘천안원삼거리 주막’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었다. 도도로키도 이곳을 본래의 천안삼거리로 보았던 것이고 이곳 길 건너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성된 ‘천안삼거리공원’이 어쩌면 천안삼거리를 기억하기에 적합한 위치로 파악했던 것이다.

 

도보단은 툇마루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전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으니 막걸리 한 사발이 절실히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조선시대 길을 떠났던 사람들도 이곳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거나 하룻밤 유숙하고 다음 길을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주모도 없는 주막에는 주문을 받을 사람도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도보단은 차령고개로 발길을 옮겼다. 

 

차령고개를 넘는 도보여행은 천안추모공원에서 내려오는 ‘밤나무골길’과 ‘차령고개로’가 만나는 삼거리 지점에서 시작했다. 중앙에 노란 중앙선이 그려진 왕복2차선 도로는 매우 한적했다. 차령터널을 지나는 차령대로 때문에 이제는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버려진’ 길이 된 것이다. 때문에 인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길은 처음부터 언덕이었지만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멈추었다. 구불구불 휘어진 길은 여인들의 아름다운 몸매를 상징하는 ‘S라인’이었다. 하지만 옛 어른들은 이 길을 넘으며 허리가 휘어졌을 것이다. 돈까지 줘가며 관리하는 ‘S라인’이 아니라 부모와 처자식을 위해 허리가 휘어지며 넘었던 ‘S라인’이었던 셈이다.  


정상에 다다를 무렵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개 정상에는 ‘어서오십시오 백제의 고도 공주입니다’라는 커다란 도로 위 이정표가 도보단을 맞았다. 천안시를 넘어 공주시로 접어든 것이다. 정상 길옆에는 ‘차령고개 해발 190.0m’라는 무릎 높이의 석비도 세워져 있었고, 조금 더 지나니 장정 대여섯 명이 앞에 서도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큰 차령고개 바위 이정표가 놓여 있었다.


아직 길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내리막이다. 도보단이 고개를 완전히 내려갈 동안 지나간 차량은 불과 두세 대에 불과했다. 이날 도보단의 걸음은 인풍리에서 멈추었다. 하지만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김옥균선생유허를 들러보기로 했다. 김옥균선생은 조선말의 정치가이자 개화운동가다. 1884년(고종 21)에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3일 만에 실패하고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이후 다시 청국으로 망명하였으나 결국 수구파 자객 홍종우에게 암살당했다. 하지만 4개월 뒤에 갑오개혁으로 개화파 정부가 들어서자 이듬해 사면과 복권이 이뤄졌고 1910년 구장각대제학에 추증되었다.  

 

김옥균선생유허는 김옥균 선생이 태어나 6세 무렵까지 살던 생가지다. 유허의 넓은 공터에는 생가비만 우뚝 솟아있었다. 조선의 개혁을 꿈꿨던 인물이지만 결국 허망하게 생을 마감한 정치가의 이상을 되새기며 천천히 마을길을 빠져나왔다.


<글 사진 박동식>

<여행정보>
천안삼거리공원
주소 : 천안시 동남구 충절로 410
문의 : 041-521-2035(천안시 문화관광과)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

천안삼거리주막
주소 : 천안시 동남구 천안대로 429-13(천안박물관 앞)
문의 : 041-521-2035(천안시 문화관광과)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

김옥균선생유허
주소 :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38
문의 : 1899-0088(공주시대표전화)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