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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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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옛길걷기 인문학 [5]

셋째날, 삼남대로와 영남대로의 갈림길 - 천안삼거리, 천안삼거리와 차령고개


3일째 일정은 천안에서 시작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였다. 그러나 비가 내린다고 가던 길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옛 선조들 역시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려도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길을 걸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길을 나서기 전 천안시중앙도서관부터 찾았다. 천안시는 7개의 대형도서관과 17개의 작은 도서관을 지역별로 설치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가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그중 1990년 가장 먼저 개관한 중앙도서관은 천안시 도서관 역사의 출발점이다.  

 

중앙도서관의 팀장과 직원들은 삼남대로 도보단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김태희 본부장과 의 환담 시간에는 인문학 강의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중앙도서관은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서 지난 7월에 총 4회에 걸쳐 작가와 함께 주제별 책 읽기 강좌를 진행했다. <우리 궁궐의 비밀>,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등을 저술한 혜문스님을 모시고 ‘우리 궁궐의 비밀’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인문학, 아이들의 꿈집을 만들다> <희망이 된 인문학> 등을 저술한 김호연 교수와는 ‘나의 역사하기 :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서 <본다는 것> <우리시대의 사랑> 등을 저술한 김남시 교수와 ‘본다는 것’을 주제로, <분홍 벽돌집>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집필한 박경희 작가와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강의’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10월부터 이미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강연과 탐방을 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와 문학과 철학이 길과 만나서 좀 더 활발하게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을 형성하고 중앙도서관을 나섰다.


도서관을 나선 도보단은 차량을 이용해서 천안삼거리로 이동했다. 내비게이션에서 찾을 수 있는 ‘천안삼거리’ 관련 목록은 ‘천안삼거리공원’뿐이었다. 천안삼거리공원 앞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옛날부터 삼남요로三南要路인 이곳 천안삼거리는 민요 흥타령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명소이다. 지금은 옛날의 번성했던 삼거리 모습은 찾을 길 없으나 전라도 고부 고을의 선비 벽현수와 이곳 기생 능소와의 사랑에 얽힌 전설 등은 과거 이곳의 유래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후략)”

 

천안삼거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커녕 어딘지 모르게 요지가 벗어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도보단은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좀 더 정확한 이정표나 안내문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천안삼거리는 삼남대로와 영남대로가 모아지고 갈라지는 지점이다. 한양에서 출발했다면 경상도로 내려가든 전라도로 내려가든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로였다. 역으로 말하자면 경상도 동래에서 올라온 사람도, 전라도 해남 끝에서 올라온 사람도 모두 이곳을 거쳐야 한양에 이를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가장 중요한 요지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천안삼거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 도보단의 마음이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보단은 여기저기 흩어져서 천안삼거리공원 안을 샅샅이 뒤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호수와 정자가 들어선 공원 내부는 천안삼거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공원일 뿐, 진짜 천안삼거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결국 도보단은 공원을 나왔고, 수년 전 삼남대로를 걸었던 채화석 고문이 기억을 되살려 전에 보았던 천안삼거리 이정표를 찾아 나섰다. 다행히 북쪽 방향으로 800여 미터 떨어진 곳의 삼룡마틴사거리를 지난 지점에서 천안삼거리 기념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 도도로키 히로시가 쓴 <도도로키의 삼남대로 답사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에 보면, 천안삼거리는 현재 비석에 있는 자리와는 700m 가까이 떨어져 있다. 비석이 있는 자리는 오늘날 국도의 분기점이지 옛길의 삼거리가 아닌 것이다. 지금도 옛날 자리에 ‘삼거리’ 마을이 있다. 구한말 지도에 나타나는 곳과 같은 자리다. 그 동북변에 새로 조성된 삼거리공원이 있고, 설화에 충실하게 연못과 버드나무가 있다. 땅을 파서 만든 연못이 아니라 둑을 세운 저수지 형태여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지만, 전설이란 건 뭐 그리 꼬치꼬치 따지는 게 아닐 것이다.”

 

도도로키는 도보단이 찾은 천안삼거리 이정표가 세워진 곳을 진정한 천안삼거리로 보지 않은 것이다. 결국 도보단은 전화로 시청에 문의를 했다. 현재 이정표가 세워진 곳을 포함해서 이 일대 모두가 천안삼거리라는 것이 시청의 답변이었으며, 이정표가 세워진 곳에서 삼룡마틴사거리로 되돌아와 우회전을 하면 약 300여 미터 지점에 천안삼거리 주막도 복원이 되어 있다고 했다.

 
<글 사진 박동식>

<여행정보>
천안삼거리공원
주소 : 천안시 동남구 충절로 410
문의 : 041-521-2035(천안시 문화관광과)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

천안삼거리주막
주소 : 천안시 동남구 천안대로 429-13(천안박물관 앞)
문의 : 041-521-2035(천안시 문화관광과)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

김옥균선생유허
주소 :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38
문의 : 1899-0088(공주시대표전화)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