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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2) / 송치욱
2015.01.05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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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2) / 송치욱

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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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욱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운영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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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도서관협회에 의하면 전국 180개 도서관에서 총 6회 이상의 강연과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약 1,480회에 약 40,800여명이 참여하였다. 물론 이 ‘길 위의 인문학’은 도서관의 인문학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손꼽히기에 많은 참여자들의 성원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유쾌한 인문학’ ‘옛길 걷기 인문학’ 등 특별프로그램도 다수 진행하여 프로그램의 풍부함도 더하였다. 올해에는 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도서관이 참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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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삶을 변화시킨다면, 과연 ‘인문학의 보고(寶庫)’ 또는 ‘인문학의 놀이터’라고 하는 도서관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나아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은? ‘길 위의 인문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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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도서관 인문학 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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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30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51회 전국도서관대회’의 한 세션, ‘제2회 도서관 인문학 포럼’에서는 우리 프로그램이 보여준 변화의 단초를 발견하는 자리였다. 마침 이번 전국도서관대회의 주제도 ‘한국인의 삶과 미래, 도서관에 길을 묻다’로 도서관이 인문정신문화의 구심체라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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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을 맡은 고려대학교 조성택 교수도 인문학을 통한 ‘변화’를 말했다. 조 교수는 인문학은 개인적인 삶의 변화를 넘어서 사회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은 시민사회 차원의 ‘인문정신’이라고 하였다. 그 인문정신의 확산을 위해 이제는 대학의 밖에서 인문정신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 계신 분이 대학의 인문학 보다 대학 밖의 인문학을 더 강조하다니, 이 또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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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 참여한 사서들은 소속 도서관에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의 기획과정 또한 인문학적이었다. 자기 도서관과 그들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고 누가 주요한 이용자인가? 무엇을 특화할 것인가?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것이다. 자기를 돌아보고 어떤 무엇을 만들고 변화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문학적 과정이 아니던가! 비록 사서들은 인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인문학적으로 이 ‘길 위의 인문학’을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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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 아니다. 도서관에서의 변화도 있었다. 어떤 도서관은 “도서관이 거점이 되는 인문학 진흥은 그 중심에 ‘책’이 있어야만 진정해 진다”라며 2014년 주제와 관련된 도서의 서가를 별도로 비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독서 커뮤니티’로 발전시켜 지속시키고 있었다. 또 다른 도서관은 ‘길 위의 인문학’ 이후 초등생을 대상으로 ‘인문독서회’를 꾸려 지속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가 ‘길 위의 인문학’이 가져온 변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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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에게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참여자는 책 읽는 습관이 바뀌었다는데, 예전에는 아이들을 도서관에 데려다주기만 하였는데 프로그램 참여 후에는 애들과 함께 책을 읽게 되었다는 사례, 프로그램 참여 후 “‘길 위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힘과 역할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이런 도서관이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줄 몰랐다며 도서관을 전문적으로 알고 싶어서 “사서교육원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분도 계셨다. 모두가 ‘길 위의 인문학’을 통해 삶이 변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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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도서관 인문학 포럼에서 소개된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렇듯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길 위의 인문학’을 통해 도서관과 이용자가 모두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니 여간 다행이 아니다. 그리고 그 변화들의 중심에는 역시 ‘책’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니 또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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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최근의 인문학에 대해 단순한 ‘유행’이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맞다. 그리고 우리 ‘길 위의 인문학’도 한 때의 유행이 되어서는 안된다. 근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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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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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 답이 도서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인문정신이 확대되려면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하고 인문학 프로그램을 경험할 좋은 도서관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의 지원으로 인문학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그와 함께 그 프로그램을 운영할 좋은 사서가 많아져야 한다. 물론 읽을만한 좋은 책이 많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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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선진국에 비해 도서관의 수, 도서관에 있는 책의 수,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의 수 등 도서관 인프라 모두가 부족하다. 그러니 우리나라 국민의 도서관 이용률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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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인문학에 대한 요구를 도서관이라는 인프라로 뒷받침하지 않다면, 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읽으며 삶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인문학이 시민들의 인문정신으로 삶에 안착하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는 그 ‘인문학이 유행이 될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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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이 우리의 인문학에 대해, 우리의 인문정신에 대해 보다 ‘인문학적’으로 고민해야 될 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