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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1) / 송치욱
20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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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1) / 송치욱

인문학! 과연 우리 삶을 바꾸는가? (1)

 

송치욱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운영 기획위원)

  

 

‘과연, 인문학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전국 각 지역 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프로그램, ’길 위의 인문학‘은 정말로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운영」 사업(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에겐 나름 심각하다. ‘길 위의 인문학’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프로그램 중 하나다. 책과 강연, 그리고 탐방을 연결시켜 어렵고 딱딱하게만 여겨지는 인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한 사업이다. 필자는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의미 있는 변화’를 하나의 욕심으로 삼았기에 앞의 질문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인문학 열풍, 유학의 고전이 응답할 수 있어?

  

혹자는 1회성일 수 있는 인문학 탐방프로그램을 가지고 너무 많은 욕심과 기대를 가진다고 비웃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우리가 언제 지금처럼 인문학 프로그램이 이런 대중적인 인기 속에 운영되는 상황이 있었던가? 그리고 이렇게 국가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라고 생각해보면, 이 사업이 우리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 대중의 인문학과 도서관이 발전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인문학이 삶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많다. 유학(儒學)은 사람의 본성이 선하기에 그 본성을 되찾는 것으로 변화를 말한다. 그 방법은 바로 공부(工夫)다. 그 공부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닌 도(道)의 체득(體得)을 통한 덕(德)의 수양이기에 유학에서의 공부는 곧 인문학이다.

 

예를들어 맹자는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돌아보길 강조한다. 그는 ‘인(仁)이라는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요 의(義)는 사람의 길인데, 사람들은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잃고서 찾을 줄 모른다’고 비판하고 ‘사람들이 잃어버린 닭과 개는 찾으려 하지만 자신의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서는 찾을 줄 모른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는 ‘학문이라는 것이 다름이 아니라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仁, 人心也. 義,人路也. 舍其路而弗由 放其心而不知求. 哀哉! 人有?犬放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學問之道無他,求其放心而已矣. 『孟子』 告子章 上)

 

최근의 인문학 열풍은 과도한 물질문명 등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으로 사람들이 허전함을 메우고자 하는 것이 이유라고들 하는데, 이 해석이 맞다면 그 대안으로 유학의 고전을 추천한다. 그 잃어버린 마음, 본성을 되찾아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역설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유학은 물질적 가치인 이익(利) 또한 경계하지 않던가. 물질문명이 가득한 곳에서 다른 시각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

 

시골 할머니가 시를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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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 열풍과 함께 소개된 클레멘트 코스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의 인문학』(얼 쇼리스 지음, 이매진, 2007)도 있다. 클레멘트 코스는 “‘인문학을 공부하면 시민으로 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는 가정에 기초한 인문학 코스”(297쪽)로서, 이 책은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프로그램이 그 사람들의 삶의 태도, 사고방식의 변화를 불러왔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영향을 받아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가 생겨났고 그 결과로 『행복한 인문학』(임철우 외 지음, 이매진, 2008)이라는 책까지 나와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TV에 방송된 ‘세상을 바꾸는 생각, 휴마니타스’(KBS 1TV)에는 인문학으로 인한 변화들이 소개되었다.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인문학을 접하고 시를 쓰고, 연극을 하며 행복감과 삶의 자부심을 느낀다. 여느 시골의 풍경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것을 보며 인문학의 힘을 느끼게 하였다. 그 외 소개된 기업인, 예술가, 가수 박정현 등을 통해 인문학이 기업이나 작품, 그리고 우리의 삶의 얼마나 많은 변화를 주는지 충분히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우리 ‘길 위의 인문학’은 어떤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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