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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모음집]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 일화: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 사람, 그리고 사랑 : 3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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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모음집]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 일화: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 사람, 그리고 사랑 : 3

Ⅱ. 일화 : 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오늘보다 아름다운 내일 Ⅱ

김명욱 | 광진정보도서관_서울

 

 

나윤이와 독서 이야기


아이돌보미가 책 읽어 주기
2돌이 되기 전에 아이돌보미가 하루 4시간씩 봐주러 왔다. 아이돌보미
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돌보았다. 나하고 있다가 아이돌보미가 오
면 인계를 한다. 인계할 때마다 나에게서 안 떨어지려고해서 애를 먹었다.
아이돌보미가 4시간 동안 할 일을 주어야 한다. 나윤이 방에서 책을 읽어
달라고 하였다.
「초록빛 높이높이」 책을 읽어주어 아이돌보미와 친하게 되었다. 유아의
책들은 그림은 많고 글은 적어서 그림을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주고, 책속
의 그림을 보고 무엇이 있는지 묻고 다 보았어? 하고 읽어주게 하였다. 아
이돌보미는 내가 부탁한 대로 나윤이에게 아주 잘 해주었다. 나중에 내가
읽어주면 어디에 나비, 도마뱀 등 무엇이 있다고 손으로 가리킨다. 그 때마
다 칭찬을 해 주곤 했다.
나윤이 26개월 때 5월에 코엑스에서 유아전과 도서전이 열려서 「무지
개 물고기」와 「아까비」 책을 사왔다. 연령에 알맞은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무지개 물고기」는 자기의 소중한 것을 남에게 주는 양보하는 마음을 갖
게 해 주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었다. 「아까비」는 처음 본 바나
나를 가족들이 관찰하며 숫자(0~10까지)를 이해하고 더하기, 빼기, 0의
의미를 넣어 주는데 참 재미있게 엮었다.
「입이 큰 개구리」는 이웃집에서 준 책인데 처음 만나는 이에게 자기소개
와 대화로 접근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었다. 한 번 읽어주면 몇 번은 반
복해 읽어 주어야 했다. 나윤이가 제일 좋아했던 책은 「입이 큰 개구리」와
「무지개 물고기」, 「아까비」이다. “책을 읽자” 하면 책꽂이에서 꼭 그 책을
가져 온다. 이 책들은 한 번 읽으면 3번 이상은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자
기가 아는 삽화가 나오면 손으로 가리키며 신이 난다.
3살 되던 크리스마스 날에 선물로 「이솝 이야기」를 사주었다. 한 권으로
읽는 슬기로운 우화 50편이다. 매일 1~2편씩 읽어주었다. 나윤이가 잘 이
해하고 좋아했다. 첫 번째 이야기 양치기 소년과 늑대를 읽어 주었다. 재미
있는지 또 처음부터 읽어 달랜다.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한다. 원작자 이솝의 이야기는
의인화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교훈적으로 전달해 어린이 마음을 잘 움직이
게 한다.
동물 중에는 여우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솝 이야기」책 속에 여우와
두루미, 여우와 포도, 꾀 많은 여우, 여우와 까마귀 4편의 이야기가 있다.
나윤이는 그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지 “여우는 꾀는 많지만 남을 속이는
나쁜 여우”라고 말한다. 이솝 이야기는 오랜 세월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
을 받고 있는 책으로 나윤이도 참 좋아 했다.
4살 때 5월에 「이솝 이야기」의 다음 책으로 「안데르센」과 「매일 매일들
려주는 참 훌륭한 위인」이라는 책을 샀다. 「안데르센」은 이솝 이야기와 같
은 출판사에서 만든 책이다.
원작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쓴 책으로 동화작가로 세계 어린이
에게 꿈과 용기와 사랑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 어린 나윤이에게는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골라 먼저 읽어 주었다. 삽화가 무섭거나 싫어하는 것
은 나중에 읽어 주었다. 첫 이야기인 벌거벗은 임금님은 이야기가 좀 길었
지만 좋아했다.
「매일 매일 들려주는 참 훌륭한 위인」이라는 책을 읽어 주었다. 첫 위인
으로 세계 최고의 발명왕 에디슨이다. 읽어주는 동안 꽤 관심있게 듣고 좋
아했다.
책 속에 삽화를 보고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들어 주었다. 책을 읽어주기 전
에 준비로 삽화를 보게 하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늘 읽어 주
었다. 그래야 관심이 커진다.
삽화 속에는 에디슨의 대표적인 발명품이 있고 그 이름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예상 외로 발명품의 이름을 많이 알고 있었다. 몇 번 반복
해서 읽어 달라고 해서 읽어 주었더니 자기도 발명을 해야지 한다. 가끔 종
이를 구겨 가지고 와서는 자기가 만든 발명품이란다. 참으로 귀엽고 기특
하다.
에디슨의 다음 위인으로 뉴턴 이야기이다. 또 삽화를 먼저 보게 하고 호
기심을 갖게 했다. 읽어 줄 때는 대화하듯이 실감나게 읽어 주었다. 「만유
인력의 법칙」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거야. 사과가 왜 땅으로 떨어질까요? 그건 땅이 사과를 더 세
게 당기기 때문이죠” 하고 읽어 주었다.
뉴턴 글에 이런 글이 나온다. ‘뉴턴이 이런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은 한 가지 일을 깊게 생각했기 때문이야. 한 가지 생각에 푹 빠지면 지금
이 아침인지 밤인지,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까맣게 잊곤 했대. 달
걀을 삶으려다 시계를 삶은 적이 있다지 뭐야?’하는 대목을 읽을 때면 신
기한 듯이 “정말 웃기지 않아? 시계를 삶았대”하며 큰 소리로 말하며 좋
아한다.
나윤이에게 참 훌륭한 위인 책에서 가장 기억되는 것이 뉴턴이고 ‘사과
가 떨어지는 것’과 ‘시계를 삶은 것’이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인가보다. 「매일
매일 들려주는 참 훌륭한 위인」을 읽어줄게 하면 “뉴턴”하며 읽어 달랜다.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 위인을 읽어 주었다. 몇 번 반복해서 읽어 달래서
읽어주었다. 베토벤은 ‘빰빰빰 빰!’하고 천둥처럼 시작되는 <운명 교향곡>
도 만들고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엘리제를 위하여>도 만들었다고 읽어주
고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랬더니 어느 날 피아노 앞에 앉더니 갑자기 나를 보고 엘리제를 위하
여 쳐 달라고 한다. 엘리제를 위하여 곡의 느낌이 좋았나 보다. 또 어느 날
은 피아노 앞에 앉아 피아노를 신나게 치더니 할머니께 동영상으로 찍어
달란다. 손가락을 바쁘게 건반을 치면서 어깨까지 들먹이며 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고 가족 모두 웃었다. 악보도 없이 제 멋대로 치는 모습이 귀
엽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를 읽어 주었다. 하늘을 나는 라이트 형제 모
습의 삽화를 보고는 관심이 많아졌다. 라이트 형제 덕분에 비행기를 타고
괌과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갔다 왔지? 하며 비행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코타키나발루 바다에서 보트를 탔었는데 배 타는 것을 무서워하고 무척
싫다고 한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세월호 사건을 우연히 TV뉴스에서 보고
받은 트라우마가 아닌가 한다. 간접적인 인지와 경험의 결과이다. 어려서
는 좋은 인지와 경험을 주는 것이 인성을 형성하는데 필요하다.
2016년 8월 2일 나윤이와 같이 서점을 찾았다. 서점이 익숙해져서 여기
저기 혼자 찾아다니더니 먼저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먼저 집
어 든다. 그리고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뜻을 알고 자기가 배워야 할 4세
한글 공부책을 두 권 골라서 나에게 주며 사 달란다.
내가 책을 골라서 「한국을 빛낸 위인」을 보여 주며 “한국을 빛 낸 위인
이 책 어때?”하고 물으니 좋다고 한다. 역사 인물 23편의 이야기를 실은 책
으로 샀다. 그리고 많은 서적을 의도적으로 둘러보고 집으로 가자고 했더
니, 내 손을 잡아 끌고 문방구 쪽으로 간다. 여러 가지 채소, 과일 모양과
자동차, 배, 비행기 등 모양의 스티커를 꼭 사고 싶었단다. 스티커 모양이
다양하게 많아서 놀랐다.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세대가 유아 세대였다.
「한국을 빛낸 위인」책에 첫 인물로 고구려 땅을 넓힌 광개토대왕 이야기
이다. 만 4세, 52개월인 나윤이에게는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읽는 동안 자
꾸 묻는다. 글 속에 “원수를 갚으러 가자!” 읽을 때 “원수가 뭐야?”하고 물
어 온다.
고구려, 후연, 궁궐, 도읍 등 어려운 낱말들이 이해가 어렵지만, 삽화를
보며 이해가 가는 듯 반복해서 또 읽어 달란다. 신사임당 이야기를 읽어 줄
때 신사임당의 남편 이름이 이원수가 나오니깐 헷갈리는가보다. 또 신사
임당이 초충도를 잘 그렸고, 훌륭한 아들 이이를 잘 길러 냈다고 하니까
“그러면 다 신사임당이야?”한다.
「매일 매일 들려주는 참 훌륭한 위인」책과 「한국을 빛 낸 위인」책의 위
인이 중복되어 나오면 알고 있어 이해가 빨랐다.
요즈음 말의 어휘와 뜻을 바르게 알고 싶어 한다. 「날았다, 매미와 병균
이의 여행 이야기」책을 배우고 “세균은 무엇이고 병균은 무엇이냐?”하고
묻는다. 어휘력이 점점 늘어 가는 것이 대견스럽다.
나윤이가 첫 작사 작곡한 <코코 초코> 노래 두 돌을 지나고 해피 어린이
집을 다니던 5월에는 노래 가사를 지어 가지고 흥얼거리며 노래를 하고 다
닌다. 이 노래는 나윤이가 작사 작곡한 노래이다.


코코 초코
- 김나윤
코코 한 마리가
가방을 메고
해피 어린이집을
갑니다.
멍멍
초코 한 마리가
가방을 메고
해피 어린이집을
갑니다.
멍멍 


이렇게 부르고 나서 “웃기지 않아?”한다. 코코와 초코가 어린이집 간다
고 생각한 것이 자기도 웃긴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윤이가 첫돌이 되기 전에 엷은 분홍색과 아이보리색 강아지 인형 두
개를 아빠가 사 주었데 무척 좋아 하며 밤에는 베고 잔다. 또 먼 길 자동차
로 외출 할 때 늘 갖고 다닌다. 어린이집에 갈 때만 집에 두고 간다.
졸려서 잠을 재울 때, 늘 동요를 들려주었다. 동요 가사를 많이 외워 부
르며 흥얼거렸다. 어느 날 우리 아파트 스티시티 쇼핑몰 들어가는 입구에
빨강, 주황, 노란, 파랑, 흰색, 초록색의 둥근모양의 등불을 설치해서 일부
러 밤에 내려가서 구경하였다.
“참예쁘다”하고서는 작은 별 노래를 부른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
게 비추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를 불러서 깜짝 놀랐다.
노래를 잘 한다고 칭찬을 했더니, 그 후 손녀는 밤에 집으로 데려다 줄 때
꼭 그 곳으로 가자고 조른다. 그 곳에서 차를 멈추고 등불을 보면서 손녀가
작은 별 노래를 한 두 번 부르고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나윤이가 싫어하는
동요는 섬집아기이다. 동요가 나오면 끄라고 한다. 왜 그럴까? 아기가 혼
자 남는 것이 싫은가보다.
노래를 부를 때면 꼭 가사를 바꿔 부르기를 좋아했다. ‘하늘 나라 선녀님
들이 송이송이 하얀 솜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하면 ‘선녀님들’을 꼭 ‘선생
님들’로 바꾸어 부르기 좋아했다.  


▶ 이 글은 김명욱 님의 자서전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며,
전문은 홈페이지(www.libraryonroad.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홈페이지 공지 및 보도-홍보에서 원본파일을 다운하실 수 있습니다.(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