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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모음집]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 일화: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 일과 나의 삶 : 2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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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모음집]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 일화: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 일과 나의 삶 : 2

Ⅱ. 일화 : 그때 그런 일이 있었네



평범한 공직자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장기연 | 강남도서관_서울

 

 

도시락 6개를 들고 출근하다.
눈코 뜰 새 없이 일을 하느라 종종 배가 쓰린 증상에 대해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1997년 11월 8일(토)에 시간을 내서 집 근처의 이관우 내과에서
위 내시경검사를 받았다. 검사 후, “위암이 의심되니 큰 병원에 가서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아보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잘못된 검사이기를 기대하면
서 삼성강남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했다. 11월 25일, 나의 바람과는 달
리 위암판정을 받았다. 입원을 하겠다고 원무과에 가서 말하니 15일을 기
다려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대학원동문인 권윤수 선배님의 도움으로 며
칠 후 특실에 입원할 수 있었다. 수술 전 종합검사를 끝내고 수술날짜를 잡
기로 한 날 아내가 “생명이 달린 문제이니 서울대학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
겠다”고 했다. 그날 밤 아내는 출석하던 교회에서 알게 된 서울대학병원 교
수인 최윤식 장로님께 눈물로 호소를 했다. 다행히 장로님의 배려로 12월
1일(월) 퇴근 후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수술이 미뤄져서 5일과 6일 외
출허가를 받고 출근하여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시유지매각대금의 타 지
구 사용에 관한 정책회의자료’를 만들어 담당에게 줬다.
12월 7일 오전에 다시 입원하여 이튿날 위를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성공
적으로 마쳤다. 위암판정을 받은 후 우리 네 식구는 함께 모여 온전히 하나
님만 섬기지 못한 잘못을 회개했다. 우리부부는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
나님께 아침저녁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나의 일생에 그처럼 간절한 기도
를 한 적은 없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사랑의 하나님이란 말이 마음
에 와 닿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았다. 교회와 직장, 초
등학교, 대학원동창은 물론 아내의 직장동료까지 70여명이 병문안을 와
주었다. 입원 후 19일 만에 퇴원을 하고 집에서 요양을 하는 중인데 뉴스
에서는 연일 외환위기에 따라 공직사회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
이란 불길한 소식뿐이었다. 집에서 편히 쉬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이
듬해 1월 7일에 도시락 6개를 싸서 다시 출근했다. 전기밥솥을 가져다 책
상 밑에 두고 2시간 마다 밥을 먹으며 일했다. 그러나 사무실 분위기는 수
술 전과는 사뭇 달랐다. 과장님은 종종 나에게 알아서 다른 부서로 가는 게
좋겠다는 암시를 했다. 


▶ 이 글은 장기연 님의 자서전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며,
전문은 홈페이지(www.libraryonroad.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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