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달래도서관]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조선궁궐 탐험대 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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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가을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난 후 친구들과 함께 한복을 입고 창덕궁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하지만 그때까지만해도 내게 창덕궁은 한복을 입고 사진찍기 좋은 장소였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학교를 다니면서 창덕궁, 경복궁 등 아름답고 멋진 우리궁궐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고 부끄럽게도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에 대해 무지한 학생이었다. 그리고 어느날, 곰달래도서관에서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조선궁궐 탐험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발 넓은 지인이 내게 전해주었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첫째날과 둘째날은 강사님께서 학교로 직접오셔서 조선의 역사와 궁궐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셨다. 강연을 통해 궁궐은 왕과 왕비, 후궁 등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건물 하나하나에 의미와 뜻이 있고 그 무엇 하나 대충 지어진 건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세자는 왕이 될 인물이기 때문에 떠오르는 태양에 비유하여 세자 침소는 동쪽에 위치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조선시대 대신들의 태양처럼 조선을 밝게 비추는 왕을 바라는 갸륵한 마음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강연을 듣는 내내 친구들과 함께 사진찍었던 창덕궁에서 왕들이 걷고, 먹고, 자고, 공부했다는 상상을 하니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기분이 들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궁금한 점도 많아졌고 어서 빨리 창덕궁과 경복궁에 가서 지금까지 배웠던 내용들을 현장에서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고 싶어졌다. 2시간이 넘도록 강연이 진행되었지만 강사선생님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강연이 끝나고 나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곰달래도서관 사서선생님들께서 뒤편에 전시하신 궁궐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어 보았고 덕분에 사고와 지식을 확장하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16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조선궁궐 탐사시간이 돌아왔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버스에 탑승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인문학 강의를 통해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덕분에 궁궐을 살펴 보면서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많이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불과 2년전 친구들과 나는 창덕궁 이곳에서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왁자지껄 떠들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궁궐인데 별로 볼거 없네~!'하고 휙 돌아서서 빠져나왔던 기억이 남아 있다. 하지만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조선궁궐 탐험대'프로그램을 통해 창덕궁은 사진찍는 곳이 아닌 역사를 배우고, 이해해보고, 상상해보는 소중한 학습터가 되었다.
한국 학생들은 수학, 과학 공부는 많이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하여 한국으로 여행온 외국인에게 당당히 우리 궁궐, 역사, 자랑거리에 대해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한다. 그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역사는 삶에 있어서 기본 바탕이자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가슴깊이 새겨야 할 약속이다. 비록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지만 곰달래도서관과 함께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연을 통해 역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나를 포함하여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 궁궐, 역사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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